권한 쥔 제3자 컴퓨터 해킹해 은행 침투

프랑스 지방은행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보유 자금 약 1500억원을 탈취당했다. 사상 최대 가상화폐 탈취 피해를 본 바이낸스 해킹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프랑스24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은행 크레디 뮈튀엘 아르케아는 "해커들이 은행 계좌에 접근해 자금을 외부로 빼돌렸다"며 "은행 자금이 피해를 봤으나 고객 계좌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매체 '르 텔레그람'은 "탈취된 자금이 약 1억 유로(약 15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해커와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해커들은 거래 권한을 가진 제3자의 컴퓨터를 해킹해 은행 시스템에 침투했다. 이후 은행의 자기자본에 접근, 보유 자금 100억 유로 가운데 1억 유로 이상을 빼낸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 검찰청은 사건의 배후와 자금 유출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복수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블록체인 업계가 유럽에서 넘어온 대규모 거래기록과 흐름을 확인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은 유럽 은행에서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자금이 이체되는 것을 감지하고 전날 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진행 중이던 거래도 차단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 역시 이번 해킹 사건과 관련된 자금 일부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은행 탈취 자금이 여러 거래소와 블록체인 등을 거쳐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 동결과 회수 여부가 향후 피해 규모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해킹의 배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블록체인 추적 전문가 ZachXBT(가명)는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자금세탁 경로에 나타난 여러 특징을 근거했을 때 북한 라자루스그룹 소행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고 다른 해킹 조직을 지목하지도 않았다.
사이버보안 컨설팅 기업 대표인 가브리엘 드브로스도 "일반적으로 대규모의 통제되지 않은 자금 이동을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메커니즘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경보가 울렸어야 한다"며 은행 통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날 바이낸스의 자오창펑(趙長鵬·CZ) 창업자는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 "AI 기술 발전으로 가상화폐 거래소와 은행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늘어날 것"이라며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당할 정도라면 은행은 더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