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개통 연기·대전 완공 목표 10년 늦춰져
계획 변경·주민 민원에 예산 집행률도 16.8%

정부가 철도보다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2030년까지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사업 추진이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개발계획 변경과 주민 민원, 행정절차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다. BRT 확충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려면 사업 지연 요인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7월 '제2차 간선급행버스체계 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하고 2030년까지 전국 38개 BRT 노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총사업비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비 약 53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전용 주행로를 2025년 351㎞에서 2030년 707㎞로 확대할 계획이다.
BRT는 버스전용차로와 우선신호체계, 전용 정류장 등을 활용해 일반 버스보다 빠르고 정시성 높은 운행을 가능하게 하는 교통수단이다. 기존 도로를 활용할 수 있어 건설비는 지하철의 10분의 1 이하, 운영비는 7분의 1 이하 수준이다. 철도망이 부족한 지방이나 신도시에서 교통망을 빠르게 보완할 수 있다.
BRT 확충은 정부의 계획과 달리 기존 사업부터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도로 공간 재배분과 주민 협의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 성남시에서 추진 중인 S-BRT 사업이다. 경기 성남시는 2023년 산성대로 5.2㎞와 성남대로 5.0㎞ 등 총 10.2㎞ 구간의 S-BRT를 2026년 1월 개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개발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산성대로 1단계 구간의 운행 목표가 2027년 상반기로 조정됐다.
성남시는 BRT 구축을 통해 모란역에서 남한산성입구까지 이동시간을 기존 25분에서 15분으로 약 10분 단축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사업 일정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교통 개선 효과를 체감할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뒤로 밀리게 됐다.
대전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는 사업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다. 유성구 반석역에서 유성복합터미널까지 연결하는 6.6㎞ 도로로 2014년부터 추진됐지만 당초 2020년이었던 완공 목표가 2030년까지 늦어졌다. 행정절차 지연과 잇따른 설계 변경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장대교차로는 당초 입체교차로로 설계됐다가 2017년 평면교차로로 변경된 뒤 2023년 다시 입체화가 추진됐다. 호남고속도로 지선 통과 구간도 지하차도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추가 행정절차를 거쳤다. 지난해 10월 일부 구간이 임시 개통됐지만 전체 공사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다.
이 같은 사업 추진의 어려움은 예산 집행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BRT 구축사업 실집행률은 16.8%에 그쳤다. 올해 편성된 예산 253억4700만원 가운데 실제 사업시행주체가 집행한 금액은 42억5700만원에 불과했다.
BRT 구축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기존 도로를 활용한다는 사업 특성도 있다. BRT는 철도보다 구축 비용이 적지만 기존 도로의 차로를 버스전용차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반 차량의 통행 여건과 주변 상권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방비 확보와 신호체계 조정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도 사업 추진의 변수로 꼽힌다.
김거중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BRT는 국비가 확보되더라도 지방비 매칭이나 기존 차로 축소에 따른 주민 민원, 관계기관 협의 등으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라며 “모든 지역에 적합한 교통수단은 아닌 만큼 노선 확대에 앞서 지역별 교통수요와 도로 여건을 고려한 타당성 검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