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끝나자 이제 821조 예산전쟁…미래대응기금·조희대 놓고 재격돌

입력 2026-11-0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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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성장 위한 미래투자" 원안 사수…野 "포퓰리즘" 134조 삭감 예고
162조 미래대응기금 최대 뇌관…104조 여유자금·지방교부세 공방
조희대 국조·조작기소 특검까지 겹쳐…'예산·사법·입법' 3중 전선

▲<YONHAP PHOTO-5147> 응급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10차 본회의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10.1    nowwego@yna.co.kr/2026-10-01 15:30:13/<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YONHAP PHOTO-5147> 응급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10차 본회의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10.1 nowwego@yna.co.kr/2026-10-01 15:30:13/<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정감사를 마친 여야가 곧바로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예산 전쟁'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확장재정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내세워 정부안 사수에 나서는 반면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134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에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까지 맞물리면서 국감에서 이어진 강대강 대치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2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나선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4~5일 종합정책질의를 시작으로 9~12일 경제·비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진행한다. 16일부터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사업별 증·감액을 심사한다.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도 병행한다. 법정 처리 시한은 12월 2일이다.

여야는 출발부터 맞선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멈춰 선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리기 위한 담대한 미래 투자"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 투자로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려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대규모 삭감으로 맞선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100조원 넘게 불어 1520조원이 된다"며 "호황은 한철이지만 현금성 지출은 한번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안 가운데 134조원가량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고 있다.

최대 뇌관은 162조3000억원 규모로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여당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AI와 첨단산업, 청년·교육·지역 등 미래 성장동력에 투입할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체 기금 가운데 104조4000억원을 여유자금으로 남겨 향후 세수 부족이나 추가 정책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를 기금에 쌓아둘 것이 아니라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며 여유자금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국채 상환에 따른 이자비용 약 3조원 절감과 선심성 사업 27조원 구조조정 등도 요구하고 있다.

기금 운용 권한도 쟁점이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운용계획을 국회 재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는 한도를 30%로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국민의힘은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방재정 문제도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안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는 세금을 지방교부세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기금 신설에 따라 지방에 배분되는 교부세가 30조5000억원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여야 소속 지자체 모두에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예산심사 과정에서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도 충돌 지점이다. 정부는 관련 사업에 2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민주당은 반도체 경쟁력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특정 지역 편중 가능성과 사업별 경제성을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전쟁과 동시에 사법부를 둘러싼 정치 전선도 열린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5일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당시 조 대법원장의 대응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 업무추진비 집행 의혹 등을 국정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감에서 끝내지 못한 사법부 검증을 국정조사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국정조사가 현실화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장외투쟁을 포함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가 예산심사 일정과 맞물릴 경우 여야의 협상 공간이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민주당이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 사건 등의 수사·기소 과정을 겨냥한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 처리를 추진하면서 전선은 더 넓어졌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쟁점 법안까지 본회의에 오를 경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검토하고 있다.

결국 11월 국회는 '예산·사법·입법' 세 전선이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다. 문제는 정치적 대치가 길어질수록 역대 최대 규모인 821조원 예산안에 대한 세밀한 검증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감에서도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 인사 등을 둘러싼 공방으로 상임위 파행이 반복됐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도 변수다. 민주당은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위해 12월 2일까지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시한보다 철저한 검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감에서 맞붙었던 여야의 전선은 이제 '돈'으로 옮겨왔다. 104조원 넘는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을 미래 투자에 남길지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사용할지부터 첨단산업과 지역사업에 재정을 어떻게 나눌지까지 선택해야 한다. '조희대 국정조사'와 특검을 둘러싼 정치 대치 속에서도 821조원 예산만큼은 숫자와 효과로 검증할 수 있을지가 11월 국회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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