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부채 40조 달러 돌파…자금조달 부담 커질 우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들이 미국 국채 매입을 대폭 줄이고 있다. 한국은 올해 들어 8개월간 238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순매도해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일본의 순매입액도 전년 대비 99% 급감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주요 우방국들의 국채 수요 감소가 미국의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 외교적 입장이 가장 가까운 국가·지역의 올해 1~8월 미국 국채 순매입액은 1743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기준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아시아 주요국의 매입 감소가 두드러졌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국가인 일본의 올해 1~8월 순매입액은 3억89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규모다. 한국은 같은 기간 238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197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1~8월 기준 최대 순매도 규모다. 대만 역시 순매도세를 보였다.
이 수치는 발행 당시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미국 국채의 순매입액으로, 단기 재정증권은 제외한다. 전체 분석 대상은 57개 국가 및 지역이며, 공식 및 민간 투자자 모두를 포함한다.
미국 국채 수요가 감소한 배경으로는 환율 불안과 각국의 채권금리 상승, 주식 투자 확대,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그동안 아시아 주요 흑자국들은 무역 등에서 발생한 잉여자금을 달러로 환전해 미국 국채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자국 통화 약세로 구매력이 떨어졌고, 각국 정부는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동원해야 했다.
마사히코 루 스테이트스트리트 투자운용 선임 채권전략가는 “국채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성적으로 매수하던 투자자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에 구조적으로 높은 투자 비중을 유지하거나, 잉여자금을 관행적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방식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은 정부 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의존하게 됐다. 여기에 다른 국가들의 국채금리까지 상승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외에 선택할 수 있는 투자처도 과거보다 다양해졌다.
쇼키 오모리 도이체방크 일본 담당 수석 채권전략가는 “미국 정부가 앞으로도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조달 비용과 국채 가격의 변동성”이라며 “국채금리를 높이더라도 과거 우방국들이 공급하던 장기적이고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투자자금까지 되찾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