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내성균 관리 1순위는 '슈퍼세균' CRE⋯감염 의료비 4600만원

입력 2026-10-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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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병원 입원환자 4만9651명 분석⋯보균 유병률 1.79%
30일 내 사망률 16.9%⋯정부, 조기 선별·격리 강화

▲이미지=AI 챗GPT 생성·질병관리청 자료 기반
▲이미지=AI 챗GPT 생성·질병관리청 자료 기반

항생제 내성으로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균 가운데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목(CRE)을 최우선 관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RE는 보균 유병률이 가장 높고 감염 환자의 30일 내 사망률이 16.9%에 달했다. 감염 환자 1인당 직접 의료비용 중앙값도 4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조기 선별검사와 격리, 환경관리 등을 강화해 의료기관 내 전파를 차단할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팀이 전국 21개 병원의 입원환자 4만9651명을 대상으로 주요 다제내성균의 질병부담과 감염관리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질병청의 민간위탁사업인 '주요 다제내성균 감염증 특성 분석 및 대응전략 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2024년 4월과 7월, 10월, 2025년 1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시점유병률 조사를 실시했다. 보균ㆍ감염 현황과 사망률, 입원기간, 의료비용, 관리 해제율, 최근 감시 건수 변화 등을 종합해 균종별 관리 우선순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CRE가 최우선 관리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어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RE), 다제내성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MRAB),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MRSA), 다제내성녹농균(MRPA) 순으로 관리 우선순위가 높았다.

CRE의 보균 시점 유병률은 1.79%로 조사 대상 균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감염 시점 유병률은 0.30%로 MRSA(0.53%)에 이어 두 번째였다. 보균은 균이 체내에 존재하지만 임상 증상을 동반한 감염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감염 환자의 30일 내 사망률은 VRE가 18.6%로 가장 높았고 CRE가 16.9%로 뒤를 이었다. MRSA는 12.4%, MRAB는 10.9%, MRPA는 6.5%였다. 다만 이는 다제내성균 감염에 따른 직접 사망률이 아니라 기저질환과 면역저하, 복합감염 등 환자 요인이 반영된 전체 사망률이다.

감염 환자 1인당 직접 의료비용 중앙값은 VRE가 59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MRAB는 5500만원, CRE는 4600만원, MRPA는 4500만원, MRSA는 2900만원이었다. 입원기간 중앙값은 MRPA와 MRAB가 각각 66일로 가장 길었고 CRE 60일, VRE 58일, MRSA 44일 순이었다.

감염 이후 6개월 이내 균이 소실돼 관리가 해제된 비율은 MRPA가 47.5%로 가장 낮았다. CRE는 51.4%로 두 번째로 낮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별 감염관리 여건에도 차이가 있었다. 조사 대상 21개 병원 모두 감염내과 전문의를 두고 있었지만 감염관리 전담의사를 배치한 곳은 1곳(5%)에 그쳤다. 다제내성균 환경관리 전담인력을 운영하는 병원도 1곳뿐이었다.

카바페넴 분해효소 생성 CRE(CP-CRE)는 조사 대상 병원 모두에서 병동과 중환자실 격리를 시행했다. 반면 MRSA는 21개 병원 중 8곳만 격리를 시행했다. 격리를 시행하는 병원에서도 별도 격리장소를 운영하는 비율은 10~30%에 그쳤다.

연구팀은 균종별 질병부담과 전파 위험에 따라 감염관리 자원을 차등 배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CRE의 조기 발견과 격리, 환경관리를 강화하고 보균자 정보 전달체계와 능동감시를 구축하는 한편, 감염관리 인력과 재정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CRE 감염증 감소전략과 지역 의료기관 네트워크 중심의 의료관련감염병 관리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조기 선별검사를 강화하고 격리·환경관리 기준을 표준화하는 한편,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송경호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다제내성균의 높은 보균율과 감염률, 사망률, 낮은 관리 해제 비율 등 임상적·사회경제적 부담을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기적인 시점유병률 조사와 보균자 임상정보 전달체계 구축, 능동감시 및 격리 활동에 대한 재정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CRE는 객관적ㆍ과학적 연구를 통해 높은 질병부담과 예방 중심 감염관리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CRE 감염증 감소전략을 확대하고 지역 기반 대응체계를 고도화해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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