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병원에서 가정까지’ 의사·환자 돕는 AI 연구[병원 AX현장②]

입력 2026-10-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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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앤서 3.0’ 사업단장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교수 인터뷰
퇴원 후 일상 속 예후 관리·위험 예측하는 미래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융합진흥원 거버넌스 기반 DX·AX
AI 효율성, 정확성, 의료진 및 환자 경험 등 현장검증 필요

▲김대진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융합진흥원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 ‘닥터앤서 3.0’와 병원의 AX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김대진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융합진흥원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 ‘닥터앤서 3.0’와 병원의 AX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AI 전환(AX)이 병원의 진료·연구 현장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전국에 8개 병원을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선제적인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한 데 이어 AX 역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부속병원 모두를 통합한 연구용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를 구축해 효율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해부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업인 ‘닥터앤서 3.0’ 주관 기관으로서 AI 정밀의료 솔루션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AX 추진력의 원천은 2021년 출범한 가톨릭대학교 정보융합진흥원이다. 김대진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융합진흥원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진흥원을 중심으로 확립된 강력한 거버넌스가 의료 AI 연구, 개발, 활용을 막힘없이 진행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본지는 최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김 원장과 만나 닥터앤서 3.0과 서울성모병원이 구현할 의료 현장의 AX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닥터앤서 3.0 사업의 목표는 퇴원 환자의 맞춤형 예후 관리 서비스 개발이다. 서울성모병원을 필두로 14개 병원, 25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은 신장암, 유방암, 심장질환, 피부질환 등 4대 중점질환에 대해 거대언어모델(LLM)과 에이전틱 AI 등을 활용한 모니터링, 예후 예측, 고위험군 선별 기술을 개발한다.

김 원장은 신장암 환자를 위해 개발 중인 애플리케이션 ‘RenalCaMEDIA’를 사례로 들어 AI 도입 시 기대 효과를 소개했다. 그는 “수술과 입원치료를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간 신장암 환자가 애플리케이션에 매일 체중, 혈압, 체수분 수치를 기록하면 AI가 신기능 저하 우려를 감지해 알림을 띄우고 병원 진료로 연계하는 방식이다”라며 “환자가 입력한 데이터는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환자는 직접 의료진과 연락하지 않아도 식사, 운동, 생활습관에 대한 질문을 AI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AI 정밀의료솔루션 개발 사업 ‘닥터앤서 3.0’ 일환으로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이 구축 중인 신장암 환자의 퇴원 후 예후관리 서비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AI 정밀의료솔루션 개발 사업 ‘닥터앤서 3.0’ 일환으로 서울성모병원 컨소시엄이 구축 중인 신장암 환자의 퇴원 후 예후관리 서비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이런 AI 기술 도입의 목표는 환자의 건강과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을 동시에 증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의료진과 환자의 관계는 병원이라는 물리적 공간 내에서만 유지되며, 환자가 병원을 나서면 대부분의 도움이 단절됐다. AX로 치료와 건강관리가 병원 밖 일상생활까지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김 원장은 “환자들은 본인의 상태와 질환 관리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매우 많지만, 현재 의료 환경은 병원 밖에서는 물론이고 병원 내에서도 환자와 의사가 만나기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 후 의사가 설명한 주의사항을 모두 기억하기 쉽지 않고, 퇴원한 환자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재입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라며 “AI가 퇴원한 환자의 곁에서 예후가 악화하기 전에 미리 대처하도록 돌보고, 병원의 업무 부담을 완화해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미 서울성모병원은 AI를 활용해 진료 현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진료실에서는 의사의 목소리를 자동으로 인식해 의무기록을 작성하고, 영상 검사 결과를 말하면 이를 판독문으로 전환하는 등의 툴을 실제 업무에 도입해 업무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시간과 여력은 의료진 역량과 서비스 질 향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다.

김 원장은 “2019년부터 보이스 EMR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퍼즐AI와 함께 생성형 AI 의무기록 솔루션 ‘CMC GenNote’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의사가 음성으로 필요한 문서 서식을 불러오고, 내용을 설명하면 자동으로 서식 속에 기입돼 전자의무기록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AI가 음성을 인식할 뿐 아니라 대화의 전반적인 맥락을 이해해 요약, 정리해주기 때문에 의료진의 기록 작성 업무 부담이 대폭 줄어 환자를 살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대진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융합진흥원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 ‘닥터앤서 3.0’와 병원의 AX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김대진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융합진흥원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 ‘닥터앤서 3.0’와 병원의 AX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AI가 발전하는 속도가 빠른 만큼, 병원과 의료진 역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원장의 시각이다. 그는 특히 의사이자 연구자로서 적극적으로 학습하면서도 주관을 잃지 않는 태도를 강조했다. 기술에 발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018년 가톨릭빅데이터통합센터를 설립하고 빅데이터 구축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확립하면서 몇 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간을 거쳤다”라며 “그런데 현재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기업들은 6~8주 간격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모델의 고도화도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진다”라고 짚었다. 이어 “지금까지의 DX와 달리, 현재 AX는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을 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며, 곧바로 ‘액션(action)’을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AI 도입이 실제로 유익한 효과로 이어지는지 면밀한 평가를 병행하는 것도 필수다. 김 원장은 “의료진의 실제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는지, AI가 도출한 결과물이 정확한지, 환자와 의료진의 경험과 소통의 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면적인 현장 검증을 계속해야 병원의 AX가 성공적일 수 있다”라면서 “연구자와 수련의들은 AI에 의존하지 않는 비판적 시각을 함양하는 동시에 신기술을 빠르게 이해하는 끈질긴 발전 의욕이 필요하다”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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