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78.4% 예상…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 기대
D램·낸드 가격 급등이 수익성 견인…HBM4 공급 확대 관건
장기공급계약 확대에 2027년까지 호황 전망…삼성 추격은 변수

SK하이닉스가 3분기 7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관심은 실적 규모를 넘어 6세대 HBM인 HBM4 공급 확대와 반도체 슈퍼호황의 지속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HBM4 공급 확대 계획과 내년 메모리 수급 전망, 설비투자 규모 등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검토 중단 이후 투자재원 조달 방안과 추가 주주환원 정책도 관심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98조2257억원, 영업이익은 76조9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1.8%, 576.1% 증가한 규모다. 시장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된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78.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영업이익률 76.3%보다 약 2.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매출 100원당 약 78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는 셈이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87조2701억원으로 높아지면서 연말까지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개선을 이끈 핵심 요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HBM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과 낸드 가격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출하량이나 생산원가보다 판매가격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범용 D램과 낸드의 가파른 가격 상승이 SK하이닉스의 실적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HBM 사업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HBM4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HBM4는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인 차세대 메모리로, 향후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경쟁 제품으로 꼽힌다.
다만 HBM4의 실제 공급 확대 속도는 확인이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출시 일정과 제품 성능 최적화 과정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4 출하량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날 실적 발표에서는 HBM4의 품질 인증과 공급 현황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시장이 기술적 난관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의 핵심은 엔비디아 루빈용 HBM4의 품질 인증 현황과 공급 여부"라며 "환율과 주요 고객사 대상 가격 전략도 시장 예상 대비 마진과 전체 이익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장기공급계약(LTA) 확대가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주요 고객사들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 계약을 확대하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가시성도 높아질 수 있다.
황 디렉터는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우호적인 가격 체계가 고수익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분기 실적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최소 내년까지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경쟁 심화는 부담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HBM4 시장에서 추격 속도를 높이면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50%로 1위를 유지했지만 삼성전자는 33%까지 높아졌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1분기 37%포인트에서 2분기 17%포인트로 좁혀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자체 첨단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한 성능 개선을 바탕으로 HBM4 세대부터 점유율 역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기존 HBM 시장의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맞춤형 HBM 등 차세대 고부가 제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AI 투자 둔화 가능성도 변수다.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조정될 경우 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가격 상승 흐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역시 향후 공급과잉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