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특구법 공방…“노동특례 후퇴 안돼”·“노동자 존엄성 보장”[국감]

입력 2026-10-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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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노위 노동부 종합국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쟁점
與 “노동조건, 누구에게나 적용돼야…고소득은 인간 아닌가”
野 “사회적 대화 진전없어…입법 포기하고 시행령 땜질 의심”
쿠팡 산재 은폐 의혹 도마…“현행법 자료 조작 처벌 규정 없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초광역특구법’ 노동 특례를 두고 국회 기후환경에너지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여당은 어떤 노동자든 동일한 노동시간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정부가 노동계 반발에 밀려 특례 입법을 후퇴시키면 안 된다고 맞섰다.

27일 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기노위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광역특구법 노동 특례와 관련해 “역대 이런 법안은 없었다. 게으른 해법”이라며 “노동조건은 어느 인간, 어느 노동자한테나 다 동일하게 적용돼야지 차별적으로 적용되면 안 된다”라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이 국회에 제출한 두 개의 초광역특구법 중 하나에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연구개발 노동자 주52시간제 예외 적용)’이 담겨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을 확대하고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을 당사자 간 서면 합의를 거쳐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용우 의원은 “헌법 32조는 노동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한다. 노동조건 기준은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고소득·전문직은 인간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 5일제, 주 40시간, 탄력적 노동시간, 연장근로 한도, 가산수당도 다 배제하는 것”며 “가장 핵심적인 노동법 조항들을 법률로 정하지 않고 근로자와 서면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헌법에서 규정하는 노동조건 법정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위헌”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노동 특례 도입을 논의하는 노사정 대화와 관련해 “실무협의만 다섯 번 했는데 별 진전이 없다”며 “사회적 대화에 시한도 없다. 시한을 정해야 입법에 반영하는 것인데 끝내 합의가 안 될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노동부 차원에서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간 확대 등은 당연히 해야 할 문제고 입법과 별개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양대 노총 등에 밀려 지금까지 초광역특구에 특례를 넣는 것으로 추진하던 정부가 뒤로 후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례 입법을 포기하고 시행령 땜질로 마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메가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대화 실무협의만 다섯 차례라 공전되는 것 아니냐, 결론 못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사회적 대화를 성사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업 생산성과 노동자 건강권이 조화롭게 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2020년 10월 숨진 쿠팡 노동자 고(故) 장덕준씨 사건을 거론하며 노동부가 관련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점을 문제 삼았다. 서 의원은 “쿠팡 대표이사였던 김범석 의장은 장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며 “쿠팡 관계자들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고인이 물 마신 시간, 화장실 간 시간, 기다린 시간까지 분류해서 정리했다”고 했다.

그는 “모두 고인의 죽음과 업무상 관련성을 은폐하기 위한 사실상의 증거 조작 행위”라며 “유가족들이 6년을 기다려 왔는데 노동부 결론은 불기소 의견 송치”라며 “산업안전보건법 57조는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은폐해서는 안 된다고만 규정하고 재해 신고 이후 재해와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자료를 조작하거나 없애는 행위에 대해 현행법상 처벌 규정은 없다”고 꼬집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노동부가 장 씨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22일 고용노동부가 수사한 결과를 언급하며 “쿠팡의 책임을 제대로 물은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며 “노동부가 모든 권한을 다 행사했는지도 알 수 없지만, 국민이 결과 발표에 대해 대단히 실망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드나”라고 질의했다. 정 의원은 “미국의 압박에 의해 우리 정부가 처벌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노동부의 쿠팡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법적 공백에 대해 보완 검토에 들어갔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말로도 유가족들의 억울함을 풀어드리지 못하고 또 그 모든 억울함을 풀어드리지 못해서 송구한 마음”이라며 “조사하며 입법상 공백도 있었기 때문에 법 개정을 제안하시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에 의율(擬律)하지 못했다고 해서 잘못된 행동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국가가 그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며 “미국의 압박이나 로비, 외교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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