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사망사고 29% 줄었지만…규제 강화 효과는 여전히 ‘물음표’ [산재, 실적 쇼크 뇌관③]

입력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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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산업 사망자 감소분 66% 건설업서 발생
경기 침체·공사 감소 등 복합 요인 작용 가능성
전문가 “처벌 강화보다 위험요인 제거가 우선”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추가적인 제재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처벌 수위를 높이기보다 현장의 구조적 위험 요인을 개선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건설업 사고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것도 산업안전 규제 강화의 성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3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명(19.9%)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사고 사망자 수가 300명대를 기록한 것은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210명에서 올해 150명으로 60명(28.6%) 줄었다. 전체 산업의 사망자 감소분 가운데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5.9%에 달한다. 건설업이 전체 사고 사망자 감소세를 주도한 셈이다.

다만 건설업 사망자 감소가 정부의 산업안전 규제 강화에 따른 성과인지, 건설경기 침체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결과인지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건설업 취업자는 월평균 약 190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93만8000명보다 3만7000명(1.9%) 감소했다. 건설사가 실제로 수행한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도 줄었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불변가격 기준 올해 1~8월 건설기성은 70조9240억원으로 전년 동기(74조2180억원) 대비 4.4%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와 공사 실적 모두 줄었지만 폭은 사고 사망자 감소율(28.6%)에는 크게 못 미친다. 건설업계에서는 단순한 고용·공사 물량 감소 외에도 지역 건설경기 침체와 중소 건설사의 공사 중단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사고 사망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재 사망 사고는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 건설사 현장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특히 지방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지역 중소 건설사들이 폐업하거나 공사를 중단하면서 사고 발생 자체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중대재해처벌법과 사망 사고 또한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해인 2022년 사고 사망자는 644명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고, 2023년에도 598명으로 7.1% 줄었다. 그러나 2024년에는 589명으로 감소율이 1.5%에 그쳤으며 지난해에는 605명으로 오히려 2.7% 증가했다. 처벌 강화 이후에도 사망자 감소세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는 않은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형사처벌이 이미 시행되는 상황에서 금전적 제재까지 강화하면 기업의 경각심을 높일 수는 있지만, 그 효과가 지속적인 사고 감소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여기에 중대재해 발생 업체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등으로 실제 집행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재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경영계는 근본적으로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사업주에 대한 제재와 처벌 강화에 치우친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하위법령과 구체적인 적용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처벌 수위 자체보다 현장의 위험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예방 중심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재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업들이 처벌을 피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보다 추락·끼임 등 사망 사고가 반복되는 작업과 공정에서 어떤 기술과 장비, 관리체계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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