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도 뜨기 전에 '그만두겠다'는 말부터 나왔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참여한 한 건설사가 최근 컨소시엄에 탈퇴 의사를 전한 것이다. 아직 탈퇴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첫 삽도 뜨기 전에 주요 참여사가 이탈을 고민할 정도라면 앞으로의 공사가 순탄할지 걱정이 앞선다.
공사비 부담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정부와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약 6200억원의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정부는 특별법 개정을 통해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사들은 법 개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에 대비한 확약을 요구한다. 20일 열린 두 번째 협의에서도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양측이 공사비 현실화의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정작 비용을 어떻게 보장할지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양쪽 모두 이유는 있다. 정부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의 공사비를 요구대로 늘려줄 수 없다. 증액의 근거와 규모를 따져야 한다. 건설사도 수년간 이어질 공사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떠안을 수는 없다. '나중에 법을 고치겠다'는 약속만으로 계약서에 선뜻 도장을 찍기 어려운 이유다.
더욱이 가덕도신공항은 공사기간을 둘러싼 이견 끝에 현대건설이 물러났던 전례가 있다. 어렵게 새 시공사를 찾았는데 이번에는 공사비가 걸림돌이 됐다.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이번에도 계약 조건을 매듭짓지 못한다면 또 다른 일정 차질을 걱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착공 날짜를 맞추기 위해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게 답은 아니다. 추가 비용 가운데 무엇을 인정할지, 법 개정이 늦어지면 누가 어떤 부담을 질지 지금 분명히 해야 한다. 계약 단계에서 미뤄둔 쟁점은 긴 공사기간 내내 갈등의 불씨로 남을 수 있다. 건설사 역시 객관적인 자료로 증액 필요성을 설명할 책임이 있다. 정부도 가능한 조치와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예정 공사기간은 106개월이다. 첫 삽을 뜬 뒤에도 8년 넘게 함께해야 할 정부와 건설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이 협상에서 이겼다는 선언이 아니다.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마지막 공정까지 책임지는 합의다. 착공 소식보다 먼저 듣고 싶은 것은 그 약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