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막히자 ‘살 사람만 샀다’…강남 3구보다 더 오른 외곽 [서울 토허제 1년 ②]

입력 2026-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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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16.5% 서울 최고…서대문·강서도 14%대
마포·성동 예산 못 맞춘 실수요 외곽행 지속
고가 지역은 매수층 줄고 거래 지연…선별매수 뚜렷

▲서울 노원구의 상계주공 아파트 상가의 공인중개사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이투데이DB)
▲서울 노원구의 상계주공 아파트 상가의 공인중개사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이투데이DB)

서울 아파트값이 약 1년간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지역별 오름폭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강남 3구 등 고가 지역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된 반면 성북·서대문·강서구 등 외곽 지역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자금 부담이 큰 고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올해 10월 첫째 주까지 성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6.5%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대문구와 강서구도 각 14.4%씩 상승했다.

세 지역의 오름폭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모두 웃돌았다. 마용성에서는 성동구가 11.4%로 가장 많이 올랐고 마포구와 용산구는 각각 11%, 7.2% 상승했다. 강남 3구는 송파구 9.1%, 서초구 3.4%, 강남구 1.4%로 집계됐다.

토허제 이후 매수자들이 지역을 고를 때 실입주 가능 여부와 자기자금이 한층 중요해졌다.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승계해 집을 산 뒤 임대를 이어가기 어려워진 데다 주택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까지 줄어 고가 주택일수록 직접 마련해야 할 돈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금 계획을 맞추기 어려운 실수요자 일부는 진입 가격이 낮은 성북·서대문·강서구로 눈을 돌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북권 10개 구와 서남권 4개 구가 전체 토허신청에서 차지한 비중은 지난해 11월 61.8%에서 올해 8월 67.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강남 3구와 용산구의 비중은 14.8%에서 11.7%로 낮아졌다.

수요가 몰리면서 성북구와 강서구에서는 1년이 채 되지 않아 거래가격이 20% 넘게 오른 사례도 나왔다. 성북구 정릉동 ‘길음뉴타운데시앙’ 전용면적 59.42㎡는 지난해 10월 5억6300만원에서 올해 7월 7억1000만원으로 뛰었다. 9개월 사이 26.1% 오른 가격이다.

길음동 ‘롯데캐슬골든힐스’ 전용 84.93㎡도 지난해 10월 9억5300만원에서 올해 8월 11억7000만원으로 2억1700만원 상승했다. 강서구 화곡동 ‘초록’ 전용 59.34㎡는 지난해 10월 7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6월에는 9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이후 성동이나 마포에서 예산이 맞지 않아 넘어오는 실수요자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입주 가능한 매물부터 빠지면서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와 세입자가 나가는 날짜, 잔금일이 맞으면 꾸준히 계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고가 지역에서는 토허제의 실거주 요건에 높은 자금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매수층이 좁아졌다. 입주 시점과 자금 계획을 모두 맞출 수 있는 매수자들도 조망과 층·동이 좋은 일부 매물만 골라보면서 거래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이후에는 자금이 있어도 세입자가 나가는 날짜와 잔금일이 맞아야 계약할 수 있다”며 “집주인은 호가를 낮추지 않는데 매수자는 큰돈을 넣는 만큼 조건이 조금만 아쉬워도 결정을 미뤄 거래가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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