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화 심사해 놓고 추가 지원은 ‘선착순’…영진위 공정성 논란 [영화 예산의 빈틈]

입력 2026-10-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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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10-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예비 후보 19편에 심사 순위 없이 접수순 적용
위원들 공정성 문제 제기…영진위 개선책 검토

▲영화진흥위원회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에서 예비 후보작 심사 이후 추가 지원 대상을 서류 접수 순서로 결정하는 방식을 나타낸 인포그래픽. (사진=AI 생성)
▲영화진흥위원회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에서 예비 후보작 심사 이후 추가 지원 대상을 서류 접수 순서로 결정하는 방식을 나타낸 인포그래픽. (사진=AI 생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에서 작품을 심사해 예비 후보작을 선정하고도 추가 지원 대상을 정할 때는 심사 순위 대신 서류 접수 순서를 적용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적 지원의 우선순위가 작품 평가보다 서류 제출 시각에 좌우되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두고 영진위 내부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영진위는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한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의 심사 결과를 논의했다. 최종 지원작에 선정되지 않은 19편은 모두 예비 후보작으로 지정됐다. 다만 후보작 사이에 별도 순위는 부여하지 않았다. 기존 선정작에서 결원이 발생하면 투자·배급 계약 등 지원 요건을 충족한 뒤 관련 서류를 첨부한 공문을 먼저 접수한 작품부터 지원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올해 본예산 사업부터 적용됐다. 당초 선정된 16편 가운데 2편이 투자·배급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지원 대상에서 빠지자 예비 후보작 3편이 추가 신청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자정 직후 몇 초 차이로 3편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이 중 2편은 본예산 사업의 빈자리를 채웠고, 나머지 1편도 이후 추경 사업에 선정됐다. 결국 세 작품 모두 지원을 받았다.

논란의 핵심은 영화의 작품성을 평가하는 심사 절차를 거쳤음에도 추가 지원 단계에서는 심사 결과에 따른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같은 예비 후보작이라면 투자·배급 계약을 확보하고 서류를 먼저 제출한 작품이 지원 기회를 선점할 수 있어서다.

영진위가 선착순 방식을 도입한 배경에는 예산 미집행 문제가 있다. 지난해에는 예비 후보작에 순위를 부여했지만, 선정작 9편 중 3편이 지원받지 못하면서 예산이 남았다. 영진위는 이 같은 예산 불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선착순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선착순 방식의 공정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작품 심사를 거쳐 예비 후보작을 선정하고도 추가 지원 단계에서는 심사 순위가 아닌 서류 접수 순서로 지원 대상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위원들은 이 같은 방식이 지원자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일주일이면 일주일, 일정한 기간을 정해 신청을 받은 뒤 심사하는 방식이 맞다”고 밝혔다. 이에 영진위 관계자는 본예산 사업에서 예비 후보작 모두에게 신청 기간을 안내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선착순 방식에) 불합리한 면이 있을 수 있어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공공 지원사업의 역할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 민간 투자사가 선호하는 영화가 반드시 문화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인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영진위가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문화적 의미가 있는 영화의 제작을 뒷받침해야 하는 만큼, 투자·배급 계약 확보 여부와 서류 접수 속도가 추가 지원의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지원 요건을 충족한 작품에 신속하게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성도 거론됐다. 투자·배급 계약 체결을 기다리다가 사업비를 집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일정 수준의 집행 효율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선착순 방식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도 사업에서는 예비 후보작에 순위를 부여하고, 일정 기간 안에 지원 요건을 충족한 작품을 대상으로 해당 순위를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개선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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