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소송 대응에 성공보수제 준비…조세 전문법원 검토에도 공감
대통령 아파트 거래는 공개 자료로 검토…“과세 대상 아닌 것으로 보고받아”

가상자산 거래별 과세 기준을 담은 국세청 고시가 11월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 거래 명칭보다 실제 경제적 성격을 따져 과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게 임광현 국세청장의 설명이다. 다만 스테이킹 등 일부 거래의 과세 기준을 정하고 개인 간 지갑 거래를 파악하는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임 청장은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 시점을 묻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11월쯤에 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해놓고 있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하드포크, 탈중앙화금융(DeFi) 등 가상자산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청장은 “거래 유형이나 명칭보다는 경제적 실질적 관계가 중요하다”며 양도나 대여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어드롭과 하드포크도 양도·대여의 성격이 있다면 과세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스테이킹 등 일부 거래 유형은 재정경제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국회가 과세 유예를 결정하지 않는 한 제도가 시행된다는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경부와 협의해 종합감사에서 고시 계획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임 청장은 이날 오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도 가상자산 과세를 차질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세 준비는 재경부와 국세청이 함께 해야 하며 시스템 구축과 실무적인 부분은 국세청이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거래소들의 과세 시스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는 실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과세 대상 인원과 예상 세수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임 청장은 법이 시행되면 자료를 받아 2028년 5월 신고분부터 검증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체계(CARF)가 시행되더라도 세원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자료 교환이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개인 간 지갑 거래 등은 다른 과세 국가들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국세청이 공조 방안과 세원 파악 방법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과세 소송에서는 과세 논리와 소송 수행 역량이 도마에 올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코리아 관련 1540억원 규모 소송에서 원고가 일부 승소하고 2000억원 규모의 메타 관련 소송에서도 메타가 승소했다며 법리의 한계인지 입증의 문제인지 물었다.
임 청장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국내에 사업장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내지 않으려 한다며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정당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여러 논리를 적용하고 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세주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이 고액 조세소송의 높은 패소율을 지적하자 임 청장은 변호사 보수체계 개선 방침을 밝혔다. 대형 로펌에 맞설 유능한 변호사가 필요하지만 현행 제도에는 보수 등의 한계가 있다며 “성공보수제 등을 도입해 획기적인 보수를 줄 수 있는 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소송 담당자의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한 사건을 오랫동안 맡는 반면 송무 담당 공무원은 1~2년 단위로 인사이동을 하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세 전문법원의 필요성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조세심판원의 순환보직에 따른 전문성 문제를 제기하며 세금 관련 전문법원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자 임 청장은 “검토해 볼 만한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도 거래도 쟁점이 됐다. 이 대통령은 7월 부인 김혜경 여사와 공동 보유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면서 매수인들을 채무자로 17억77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거래 역시 국세청이 검증하겠다고 밝힌 고액의 개인 간 채무로 세법상 확인할 쟁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청장은 “소관 부서에서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대상으로 과세 여부를 검토했는데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배 의원이 비슷한 방식으로 집을 샀다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인터넷 글을 소개하자 임 청장은 취득자의 연령 등 별도 사유가 있을 수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봐야 판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세외수입 통합징수와 관련해서는 국세청의 인프라를 활용하면 체납 징수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자체 국세외수입 징수 실적이 정부 기관 61곳 중 최하위라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는 이미 체납된 세금에 붙는 가산금을 거둬야 하는 만큼 다른 부처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AI 해킹 대응을 위해서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국세청은 많은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국정원·행정안전부 등과 협업해 삼중 보안 관리체계를 만드는 등 보안 대책을 마련·시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