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앞두고 거래소와 협의…“개인 간 지갑 거래 파악은 어려워”
구글·메타 과세 소송 패소에도 대응 의지…통합징수로 체납 징수율 개선 기대

임광현 국세청장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특정 기업을 세무조사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정치적 중립과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는 국회 논의 결과에 맞춰 차질 없이 집행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해서도 과세주권을 지키기 위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임 청장은 13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세무조사 중립성과 가상자산 과세 준비, 빅테크 과세 소송 등에 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지목하면 국세청이 곧바로 세무조사에 나서는 일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청장은 “신중하게 최대한 절제해서 원칙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나 국회, 언론의 지적이라도 국세청이 해야 할 본연의 업무라고 판단하면 조사한다는 설명이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도 쿠팡·농협중앙회 세무조사에 대통령의 정치적 지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임 청장은 “국세행정에 있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립적으로 저희가 해야 할 본연의 업무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선정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억울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세무조사 관련 언론 브리핑을 자주 하는 이유로는 예방효과를 들었다. 국세청이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는지 미리 알려 납세자들이 신고할 때 주의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과세 준비 상황도 쟁점이 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임 청장은 “국회 세법 심사 과정에서 어떤 쪽으로 결정이 나든 차질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세 준비는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이 함께 맡되 시스템과 실무적인 준비는 국세청이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세 대상 인원과 예상 세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과세가 시행되면 관련 자료를 받아 2028년 5월 신고분부터 검증해나가야 한다는 답변이다. 국내 5개 가상자산 거래소의 과세 시스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는 거래소들과 실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체계(CARF)가 시행되더라도 모든 거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국가 간 자료 교환은 진전되겠지만 개인 간 지갑 거래처럼 포착하기 어려운 영역은 남는다는 것이다.
임 청장은 가상자산 과세가 전 세계 과세당국의 공통 과제라며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장 회의에서도 공조와 세원 포착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과세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코리아 관련 1540억원 규모 소송에서 원고가 일부 승소하고 메타 관련 2000억원 규모 소송에서도 메타가 승소했다며 법리의 한계인지, 입증의 문제인지를 물었다.
임 청장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사업장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내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정당한 몫의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여러 과세 논리를 적용하고 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대로 디지털세 도입이 쉽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임 청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세주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의 징수 실효성을 놓고도 질의가 이어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체납관리단을 운영하는 국세청의 자체 국세외수입 징수율이 61개 정부기관 가운데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 청장은 국세청 소관 국세외수입에는 체납 세금에 붙은 가산금이 포함돼 있어 다른 부처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체납관리단의 징수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는 통합징수의 효과를 강조했다.
임 청장은 “통합징수를 하면 국세청이 가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체납 징수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