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 복구기금 2850억원 반환 판결⋯운영비로 수십억 사용

입력 2026-10-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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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해복구 단체 2곳에 기금 반환 명령
공익사업 집행 저조…인건비 등 운영비 지출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이투데이DB)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이투데이DB)

2007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복구를 위해 설립된 단체들이 기금 2850억여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들 단체는 수년간 설립 목적인 공익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채 임직원 인건비 등 운영비로 수십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재단법인 서해안연합회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배분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서해안연합회가 1001억여원,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 1850억여원을 각각 사랑의열매에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사건은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름유출 사고에서 비롯됐다. 당시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선이 중국 국적 유조선과 충돌하면서 원유 1만2547㎘가 바다로 유출됐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2016년 2월 피해주민 단체 11곳과 지역발전기금 2900억원을 법정 기부금 단체인 사랑의열매에 기탁하기로 합의했다. 피해주민 단체들은 기금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공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같은 해 재단과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태안·서산·서천·당진 지역 피해주민 단체는 협동조합을, 보령·신안·영광·홍성·군산·부안·무안 지역 단체는 재단을 각각 설립했다. 두 단체는 2018년 11월 지역발전기금을 나눠 받았다.

그러나 2021년께부터 기금이 당초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해양수산부와 감사원이 감사에 나선 결과 임직원 출장비 부당 집행과 불필요한 차입, 대의원총회 구성 지연 등의 문제가 확인됐다.

이에 사랑의열매는 2023년 8월 남은 배분금의 환수를 통보했지만 두 단체가 불복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두 단체가 공익사업에 기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았다.

서해안연합회의 경우 2021년 말까지 누적 집행액은 46억원으로 전체 배분금의 4.4%에 그쳤다. 이 가운데 30억원은 임직원 인건비 등 기관운영비로 사용됐다.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도 같은 기간 누적 집행액이 158억원으로 전체 배분금의 7.8%에 불과했다. 이 중 94억원이 기관운영비로 지출됐다.

재판부는 "재단은 사업 기간 내 목적 사업을 완수하기보다는 임직원들이 배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입 등을 인건비 등 명목으로 소진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협동조합에 대해서도 "협동조합은 내분으로 대의원 총회가 기능하지 못했고 본부와 지부 사이 갈등, 본부 내부 갈등까지 상당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두 단체의 사업계획 역시 상당히 부실하다고 판단하면서 "사랑의열매의 배분금 환수 조처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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