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체 해결 한계…정부·지자체 공동 대응 필요”

대학들이 부지 부족과 재정 부담, 지역 주민 반대 등으로 기숙사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자체적으로 기숙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부지를 활용하고 연합기숙사 공급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14일 대학가와 교육계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들은 높은 땅값과 부족한 유휴부지, 건립 비용 부담 등으로 기숙사 신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 주변 원룸 임대업자들의 반대도 기숙사 건립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들이 기숙사를 지을 공간도 없고 재정적 부담도 큰 데다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까지 해결해야 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기숙사를 짓더라도 주변 임대업자들의 반대가 심하고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도 쉽게 승인을 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학령인구 감소 전망도 신규 시설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장은 외국인 유학생 증가 등으로 기숙사 수요가 늘고 있지만, 향후 학생 수가 감소할 경우 시설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황 사무총장은 “2035년 이후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인 활용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대학별로 기숙사를 짓는 방식에서 벗어나 연합기숙사 등 공급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학 밖에서 기숙사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특정 대학 인근에서 임대사업자들의 반발이 크다면 상대적으로 갈등이 적은 지역에 연합기숙사를 공급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공급 가능한 공간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역시 “가용부지나 재정이 부족한 대학은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거나 민간투자사업(BTL)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기숙사를 많이 확보한 대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도 대학 내부 부지만으로는 기숙사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보고 외부 공공부지를 활용한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폐교 부지와 유휴 국공유지에 사학진흥기금을 활용한 연합기숙사를 조성하고, 노후 공공청사를 재건축할 때 대학생 기숙사를 함께 짓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단독으로 기숙사를 짓는 데는 재정과 부지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 외부 부지를 확보하고 사학진흥기금을 활용해 기숙사를 짓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확보되는 기부채납 부지를 기숙사 건립에 활용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하는 청년주택 일부를 대학생 기숙사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기숙사에 체육시설이나 주차장 등 주민 편의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확대와 함께 대학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대학이 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나 몰라라 방관하고 있기는 어렵다”며 “교육부가 연합기숙사 등 공급 기반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대학들도 학생들이 해당 기숙사에 입주할 때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