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기존 집도 따졌다⋯토지거래허가 불허 사례 뜯어보니 [토허제의 문턱과 빈틈]

입력 2026-10-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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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 신청 6.5만 건 중 불허는 59건
지방 근무·기존 주택 처분 계획도 심사
“거주 이전 자유 지나치게 제약 우려”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심사에서는 거주 의사뿐 아니라 생활 여건과 주택 보유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따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체류나 지방 근무로 생활 근거지가 떨어져 있거나 기존 주택 처분 계획이 불분명한 경우, 일시적 거주 목적 등이 불허 사유로 작용했다.

7일 본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서울시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불허가 상세 사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집계된 불허 건수는 총 59건이다. 이는 서울시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청 6만5975건 가운데 0.09%에 해당한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의 불허 사례가 12건으로 가장 많고 강남구(11건), 성동구(7건)가 뒤를 이었다. 강서구는 4건, 송파·강동구는 각각 3건이다. 종로·중구·서대문·광진·양천구는 각각 2건, 용산·강북·마포·영등포·관악구는 각각 1건이다. 반면 동대문·중랑·성북·도봉·노원·은평·구로·금천구 등에서는 모두 허가됐다.

불허 건수가 가장 많은 서초구에서는 신청자의 실제 생활지와 기존 주택 보유 여부 등을 따져 실거주가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가 잇따랐다. 서초구는 지난해 11월 출입국사실증명서를 검토한 결과 신청인의 자기 거주가 어렵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지방에서 근무해 취득 주택을 주된 거주지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허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자치구에서도 신청자의 생활 근거지는 실거주 가능성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로 작용했다. 동작구에서는 매수인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어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서대문구에서도 지방에 주된 근거지를 둔 신청자가 서울 주택을 추가로 취득해 일시적으로 거주하겠다고 소명했지만, 이용 목적이 적정하지 않다는 판단을 받았다.

기존 주택의 처분 여부와 계획도 실거주 의사를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서초구는 기존 주택을 임대한 뒤 인근 주택을 추가로 취득하려 한 신청자의 자기 거주 목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거나 처분계획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경우에도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동작구에서도 기존 주택 처분계획이 불확실하다는 이유가 불허 판단에 반영됐다.

실거주 유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불허된 것도 11건이었다. 상당수는 매수인이나 세대원이 이미 주택을 보유해 무주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다. 중구에서는 매수인이 무주택가구 구성원에 해당하지 않아 불허된 사례가 2건 확인됐다. 용산·강북·관악·강동구에서도 무주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허가를 받지 못했다.

법인의 주택 취득에서도 실제 사용 목적을 따졌다. 종로구에서는 법인이 사택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택을 취득하려 했지만 실수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허가를 받지 못했다. 송파구에서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 회의 등 특정 상황에만 간헐적으로 이용하고 전입신고 계획도 없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인 기숙사 용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지방 근무나 해외 단기 체류를 이유로 서울 아파트 구매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며 “특히 개인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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