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평균 근속 2.9년…절반 이상 제3의 기관 거쳐 합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한 고경력 반도체 기술 인력 최소 27명이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CXMT)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6명은 현재 CXMT를 떠났으며 평균 근무 기간은 2.9년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와 동아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의원실이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링크드인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핵심 기술 인력 최소 27명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두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은 모두 415.9년으로, 1인당 평균 경력은 15.4년이다. 20년 이상 반도체 양산 현장을 지휘한 수석·임원급 인력도 6명 포함됐다.
분야별로는 회로설계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정통합 7명, 단위공정·장비 4명, 수율·결함분석 4명, 첨단 패키징 2명 등으로 조사됐다. 특정 분야에 집중되지 않고 설계부터 공정, 수율 관리와 패키징까지 메모리 생산 전반의 인력이 CXMT로 이동한 셈이다.
최근에는 범용 D램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일한 인력도 CXMT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곧바로 옮기지 않고 다른 기관이나 기업을 거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조사 대상 27명 가운데 15명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퇴사한 뒤 장비·소재 협력사, 외국계 기업 또는 대학 연구교수 등을 거쳐 CXMT에 입사했다.
의원실은 이 같은 이동 경로 가운데 일부가 통상 1∼2년인 전직 제한 기간을 피하기 위한 우회 이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CXMT를 나온 뒤 화웨이 홍콩연구소와 하이실리콘 등 다른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다시 이동한 인력도 7명에 달했다.
중국 기업들은 높은 연봉과 장기 고용을 앞세워 한국 기술 인력을 영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실이 확보한 링크드인 메시지에는 기존 연봉보다 60% 높은 급여부터 최대 두 배 수준의 연봉, 3∼5년간의 고용 보장, 임대주택과 자녀 교육비 지원 등의 조건이 담겼다.
대규모 인력 확보에 힘입어 CXMT의 연구개발 인력은 2022년 말 2606명에서 올해 6월 7491명으로 2.9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국내 연구 인력 증가율은 12.7%였다.
그러나 조사된 한국인 기술자 27명 가운데 26명은 이미 CXMT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평균 재직 기간은 애초 제시된 고용 보장 기간보다 짧은 2.9년이었다.
의원실은 CXMT가 생산시설 구축과 공정 안정화에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확보한 뒤 한국인 인력과의 계약을 조기에 끝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개별 퇴사자의 계약 종료 사유나 해고 여부는 이번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핵심 기술뿐 아니라 기술자의 이동 경로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방부는 2025년 CXMT를 중국 군사기업 명단인 ‘1260H 리스트’에 포함했다.
산업통상부는 합법적인 해외 인력 채용을 단속하거나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에 연간 수백억 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인력 유출 방지를 목적으로 편성한 별도 사업 예산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의원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에는 설계도뿐 아니라 수십 년간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포함된다며 핵심 인력의 해외 이동을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술자들이 해외 기업의 영입 제안에 흔들리지 않도록 보상 체계와 재취업 지원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