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거래소 연간 순매수 한도 1억원…계좌관리 등록 자본 40억원
업계, 한도 상향·요건 완화 요구…온체인 결제는 후속 과제

토큰증권 시장이 부동산·미술품 등 조각투자를 넘어 채권·펀드로 확장을 준비한다. 금융당국이 발행·유통 규칙을 구체화하면서 증권업계도 기술 협력에 나선 가운데, 초기 시장의 투자한도와 사업자 진입 요건을 둘러싼 조정 요구도 이어진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토큰증권 관련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하위법규 개정안은 이달 2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입법예고를 진행한다. 내년 2월 4일 법 시행에 맞춰 시장 운영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절차다.
토큰증권은 증권의 권리와 거래 내용을 블록체인 장부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개정안은 조각투자증권뿐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증권도 토큰화 대상에 포함했다.
도입은 상품별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첫 단계의 대상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사채, 신탁을 활용한 비상장주식, 공모 조각투자증권이다. 비상장주식은 신탁한 주식을 기초로 토큰 형태의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의결권과 배당 등 주식의 권리는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채권·펀드는 초기 운영의 안정성과 시장 수요를 점검한 뒤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토큰화 채권 거래에 대비해 일반투자자가 참여하는 채권 장외거래소의 인가 근거도 마련한다. 다만 실제 거래소 개설은 별도 인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반투자자의 장외거래소 투자한도는 거래소 한 곳당 연간 순매수액 1억원으로 제한하는 안이 제시됐다.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에도 자신이 발행한 토큰증권의 투자자 계좌를 직접 개설·관리할 길을 연다. 투자자 계좌를 직접 관리하기 위한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의 최소 등록요건은 자기자본 40억원과 계좌관리·내부통제 전문인력 각 1명, 전산 전문인력 2명 등이다. 기존 증권사와 장외거래소는 인가받은 업무 범위에서 토큰증권을 취급하도록 한다.
조각투자 상품 범위도 넓힌다. 지난달 발표한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모범규준은 같은 종류·권리의 자산을 묶거나 장래매출채권을 활용하는 방식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자산별 정보 제공과 권리 특정, 신용보완 등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맡을 증권업계도 사업 준비를 구체화한다. 일례로 메리츠증권은 7일 미국 블록체인 금융기술 기업 리플(Ripple)과 디지털자산 도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현행 규제와 증권업 업무 범위에서 수탁·토큰화 인프라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결제와 블록체인 장부 간 연결은 후속 과제로 남는다. 초기에는 기존 예탁결제원의 현금 결제 시스템을 활용한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증권과 대금을 블록체인에서 주고받는 온체인 결제는 관련 법제화 이후 도입을 준비한다. 지난달 28일 열린 실물자산 토큰화(RWA) 입법과제 세미나에서도 결제수단과 원장 간 이동 문제가 제기됐다.
업계는 예고 기간 세부 기준 조정도 요구하고 있다. 일반투자자의 장외주식거래소 연간 순매수 한도 1억원을 높이고,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의 최저자기자본 기준 40억원은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분산원장 요건 완화 요구도 나왔다. 금융위는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달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방향에 대한 업계 요구도 공식 입법절차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