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파주 냉동창고 살인범, “죽을 줄 몰랐다”⋯골든타임 4시간 동안 한 행동

입력 2026-10-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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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그것이 알고 싶다’가 60대 여성이 영하 25도의 냉동창고에 갇혀 숨진 파주 카페 살인 사건의 전말을 추적했다.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사건은 지난 9월 4일 경기도 파주의 한 대형 카페에서 발생했다. 당시 카페 주차장에 설치된 냉동 컨테이너에서 60대 여성 이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씨는 전날 외출한 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발견 당시 시신에는 뚜렷한 외상이 없었으며, 선홍색 시반 등 저체온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확인됐다. 이 씨는 영하 25도의 냉동창고에 살아 있는 상태로 갇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종이상자에는 5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장, 액면가로 무려 500억원에 달하는 상품권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해당 상품권은 촬영용으로 제작된 위조품이었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인물은 해당 카페를 운영하던 30대 남성 신 씨였다. 신 씨는 피해자가 상품권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자 우발적으로 냉동창고에 가뒀으며, 사망할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신 씨는 범행 전날 직원들에게 냉동창고의 온도를 영하 25도로 설정하도록 지시하고, 다음 날에는 출근하지 말고 쉬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에는 피해자에게 휴대전화를 차량에 두도록 한 뒤 함께 냉동창고로 향했다. 피해자가 상품권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자 신 씨는 홀로 빠져나와 문을 잠근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같은 사양의 냉동 컨테이너로 실험을 진행했다. 해당 제품은 냉동식품 등을 해외로 운송하는 해상용 특수 컨테이너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되는 구조였다. 설치를 위해서는 별도의 전기 작업도 필요했다.

실험 결과 컨테이너는 약 5시간 만에 영하 25도까지 내려갔다. 문을 닫자 내부는 완전한 암흑에 휩싸였으며, 문을 차거나 소리를 질러도 바깥에서는 미미한 소리만 들렸다. 전문가는 이 같은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약 4시간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신 씨는 피해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이 남아 있던 시간에도 카페를 벗어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켜고 끄는 등 위치 정보를 교란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신 씨가 처음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당 검사는 현장에서 발견된 상품권이 전액 위조품이었다고 밝혔다. 신 씨는 지난 7월 말부터 인쇄업체를 찾아 자신을 영화 스태프라고 속이며 상품권 제작을 의뢰했고, 위조 상품권은 지난 8월 31일 완성됐다. 범행에 사용된 냉동 컨테이너 역시 사건 발생 며칠 전 카페에 설치됐다.

검찰은 신 씨가 가짜 상품권으로 거래를 성사시키거나, 위조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위약금 또는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낼 계획이었던 것으로 봤다. 나아가 피해자를 실종 상태로 만들어 상품권을 가지고 사라진 것처럼 꾸미려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 씨의 아내는 남편이 몇 달 전부터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몰랐다며, 보도된 도박 빚 의혹도 부인했다.

하지만 과거 동물 카페와 실내 동물원 등을 운영했던 신 씨는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사건 당시 약 10억원의 채무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신 씨가 자산에 비해 과도한 사업 대출을 떠안은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는 신 씨에게 과시하려는 성향이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기보다 한 번에 큰돈을 얻으려는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냉동창고를 범행 장소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고도 피해자를 감금하거나 숨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피해자를 독립적인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한편 피해자를 신 씨에게 연결한 중년 남성 최 씨의 행적에도 관심이 쏠렸다. 최 씨는 사건 당일 피해자를 직접 파주까지 데려간 인물로, 사건 다음 날에도 신 씨와 함께 피해자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방문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피해자 지인들에 따르면 최 씨는 사건 발생 약 두 달 전부터 피해자의 사무실 인근에서 목격됐다. 카페 직원 역시 최 씨가 평소 자주 방문했지만 사건 이후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신 씨의 지인들은 최 씨가 신 씨에게 접근해 상품권을 빌미로 범행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최 씨가 신 씨의 살해 계획을 사전에 알고 피해자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볼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 씨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품권 판매업자들은 500억원 규모의 상품권 거래에 대해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거래라며 판매는 물론 구매 경위에도 의문을 드러냈다.

이에 한 전문가는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시장에서는 거액의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며, 이러한 거래의 배경에 자금 세탁 등 불법적인 수요가 존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검찰 역시 추적이 어려운 방식으로 자금을 거래하려는 수요와 공급이 있었을 가능성을 살펴봤다.

현재 신 씨는 피유인자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신 씨는 여전히 우발적인 범행이었으며 피해자가 사망할 줄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는 설령 감금 자체가 우발적이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고, 그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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