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66.7%·서초 32.3%↑…광진 187.9% 급증
중과 재개·장기보유공제 배제로 매도 부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이후 서울에서 주택을 팔기보다 자녀 등에게 넘기는 증여가 크게 늘고 있다. 매도 시 세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처분 대신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송파·서초·강남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도 증여가 두드러지면서 강화된 세제가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처분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6~8월 서울에서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은 257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61건보다 516건(25%) 증가한 수치다.
증여 증가는 서울 전역에서 확인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0곳에서 전년 대비 증여가 늘었다. 광진구가 58건에서 167건으로 187.9% 증가했고 중구는 39건에서 100건로 156.4% 늘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도 증여가 활발했다. 송파구는 126건에서 210건로 84건(66.7%) 늘어 광진구 다음으로 증가 물량이 많았다. 서초구는 127건에서 168건으로 32.3%, 강남구는 189건에서 226건으로 19.6% 증가했다.
이는 매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 부담이 커지면서 증여를 택한 집주인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6~8월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시작된 직후다. 정부가 2022년 5월부터 유예해 온 중과 조치는 올해 5월 9일 종료됐다. 이에 따라 5월 10일 이후 양도분부터 원칙적으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처분하는 다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에 2주택자 2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 30%p가 추가됐다.
중과 대상 주택은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세율이 올라가는 동시에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받던 혜택까지 사라지는 것이다. 양도세는 매매가격이 아닌 취득가와 처분가격의 차액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취득한 지 오래돼 가격이 많이 오른 주택일수록 중과에 따른 부담이 커진다.
또 집을 판 뒤 현금을 물려주기보다 주택을 그대로 넘기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매도 후 현금을 증여하려면 중과된 양도세부터 부담해야 하지만 주택 자체를 증여하면 매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유권을 넘길 수 있다. 송파·서초 등 고가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증여가 서울 평균보다 크게 늘어난 것도 이런 선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다주택 규제를 피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면서 집합건물을 여러 개 보유한 사람의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올해 8월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자 지수는 16.019로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체 집합건물 소유자 가운데 약 16%가 두 채 이상을 보유했다는 뜻이다. 두 채 보유자 지수는 11.083으로 3년 8개월 만에, 세 채 보유자 지수는 2.514로 7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2027~2028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중과 재개 이후 일정 요건을 갖춘 양도분에도 완화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세율이 낮아지더라도 규제지역 다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없어 완화된 세율만으로는 매도를 선택할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는 매도·증여·보유 가운데 선택해야 하는데 보유세 부담이 있고 매도할 때 내야 할 세금도 크다면 자녀에게 일부 자산을 이전하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며 “증여 비중이 크게 늘어날지는 세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고령층이 보유한 부동산이 상당한 만큼 자녀에게 자산을 넘기려는 수요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