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예정지구 지정·2030년 하반기 착공 목표
"도심 주거 수요 빠르게 충족…후속 절차 차질 없이 지원"

서울 강남 3구에서 처음으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추진된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이 주도해온 강남권에 공공 주도 정비 방식이 도입돼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공급 확대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0일 국토교통부는 서초구 이수역 동측과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 등 서울 10개 자치구 11곳을 도심복합사업 신규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2023년 이후 3년여 만의 신규 선정으로 전체 공급 가능 규모는 1만7881가구다. 국토부는 3월 11일부터 5월 8일까지 접수한 주민 제안 44곳을 대상으로 노후도 등 법정 요건과 사업성, 주민 참여 의향률을 심사했다. 접수 당시 약 6만 가구로 추산됐던 공급 가능 물량과 비교하면 선정 규모는 약 30% 수준이다.
도심복합사업은 민간 정비사업만으로 개발이 어려운 역세권과 저층 노후 주거지를 공공이 주도해 개발하는 사업이다.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절차를 생략하고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적용해 주택 공급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2021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강남·서초·송파에서는 도심복합사업이 추진되지 않았다. 올해 서울 공모에서 강남 3구 주민 제안이 처음 접수됐고 서초구와 송파구에서 각각 1곳이 후보지 문턱을 넘었다. 강남구 제안지는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서초구 방배동 이수역 동측은 2만2997㎡ 부지에 918가구를 조성하는 역세권 유형 사업이다.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과 가깝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인근은 3만1186㎡ 규모의 저층 주거지 유형으로 935가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됐다.
두 후보지의 물량은 전체 선정 규모의 10.4%다. 서울 주택 공급량을 크게 끌어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민간 정비사업이 집중된 강남권까지 공공 주도 개발 방식이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주민 동의와 사업성 확보 여부에 따라 공공 개발에 대한 강남권의 수용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선정지는 역세권 유형 6곳과 저층 주거지 유형 5곳으로 구성됐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양천구 목동 염창역 남측(4222가구)이다. 용산구 효창동 효창공원앞역 북측(4040가구)과 강서구 화곡동 화곡역 동측(2335가구)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후보지는 △광진구 아차산역 동측(1663가구) △성동초 인근(254가구) △구로구 오류동역 남측(858가구) △마포구 망원체육공원 인근(940가구)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북측(755가구) △은평구 백련산 서측(961가구)이다.
국토부는 10월 중 주민설명회를 열고 2027년 상반기 예정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주민 동의 확보와 복합지구 지정, 사업계획 승인 등을 거쳐 2030년 하반기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선정에서 제외된 사업지도 주민 참여 의향률을 높이거나 사업구역 경계를 조정하면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정우진 국토교통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도심복합사업은 도심 내 주거 수요를 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정비수단”이라며 “후보지 선정에 그치지 않고 지구 지정과 사업계획 승인 등 후속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후보지 선정 이후 실제 착공까지 얼마나 걸릴지다. 기존 도심복합사업은 전국 47곳, 8만5000가구 규모로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착공한 사업지는 없다. 인천 제물포역 복합지구 3500가구가 예정대로 연내 첫 삽을 뜨면 2021년 제도 도입 이후 약 5년 만의 첫 착공 사례가 된다.
전문가들은 제도상 절차를 줄이는 것보다 주민 합의를 얼마나 빨리 끌어내느냐가 실제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봤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을 생략하더라도 주민 동의 과정이 길어지면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어렵다”며 “특히 강남권은 민간 정비사업이라는 선택지가 있는 만큼 예상 부담금과 우선공급 조건을 초기에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