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고배 뒤 갈림길…적응증 바꾸거나 후속 신약 ‘재도전’

입력 2026-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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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10-0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K바이오,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임상서 ‘고배’
한올바이오파마‧에이프릴바이오, 적응증 바꿔
오름테라퓨틱은 후속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글로벌 기업에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던 국내 기업들이 신약 임상시험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뒤 후속 전략 마련에 나선다. 후보물질 연구를 포기하기보다 적응증을 변경하거나 후속 물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가능성이 높은 적응증을 선별하는 등 대응 방식도 다양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올바이오파마와 오름테라퓨틱, 에이프릴바이오 등이 글로벌 파트너사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일부 임상에서 목표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개발 전략을 재정비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VT-1402’가 피부홍반 루푸스(CLE) 개념입증 임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파트너 이뮤노반트는 5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투약 12주차 피부 루푸스 활성도 지수 변화율이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자 CLE 적응증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면역글로불린G(IgG) 감소 폭이 큰 환자에서 더 개선된 임상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확인됐고 안전성과 내약성도 기존 임상과 일관된 수준을 보였다. 이에 후보물질 전체를 포기하는 적응증을 선별해 개발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그레이브스병과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 중증근무력증, 쇼그렌 증후군 등 적응증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과 그레이브스병‧중증근무력증은 올해 4분기와 내년에 임상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오름테라퓨틱에서 도입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 ‘ORM-6151’의 임상 1상 데이터를 검토한 뒤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체결한 1억8000만달러(약 2500억원) 규모의 자산양수도 계약도 종료됐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미 받은 계약금 1억달러(약 1300억원)를 반환할 의무는 없지만 최대 8000만달러(약 1000억원)의 추가 마일스톤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오름테라퓨틱은 반환되는 ORM-6151을 다시 개발하기보다 후속 후보물질 ‘ORM-1153’에 역량을 집중한다. ORM-1153은 ORM-6151과 마찬가지로 GSPT1 단백질 분해제를 활용하지만 표적을 CD33에서 CD123으로 바꾸고 항체와 링커 등을 개선한 후보물질이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았으며 회사는 개발을 예정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동시에 새로운 페이로드를 발굴하는 등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파이프라인 다각화도 추진한다.

앞서 8월엔 에이프릴바이오가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A1’의 갑상선안병증(TED) 적응증 개발이 중단됐다. APB-A1은 에이프릴바이오가 2021년 룬드벡에 최대 4억48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후보물질이다.

룬드벡은 APB-A1의 임상 1b상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용체 자가항체 감소 등 CD40-CD40L 경로를 차단하는 생물학적 활성은 확인했지만 기대했던 수준의 임상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안전성과 내약성 등을 토대로 CD40-CD40L 경로가 더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적응증을 찾아 개발할 방침이다. 최근 룬드벡은 자사 개발 파이프라인에서 APB-A1을 신경면역질환 치료제로 분류했다.

신약 임상에서 목표한 결과를 얻지 못해도 후보물질이나 기반 기술 개발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응증을 변경하거나 후속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 결국 실패 이후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후속 전략을 마련하느냐가 연구개발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임상에서 목표한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다른 적응증에서 효과를 기대할 만한 근거가 있다면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며 “실패 원인이 개선 가능한지 분석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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