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동맹 예산 걷어내고 中 '전략협력' 신설…비핵화 예산도 20% 삭감

입력 2026-10-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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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외교 75억→60억…전략동맹 44.8%·안보협력 35% 삭감
대중 기존사업은 줄이고 '전략적 협력' 6억원 신규…전체 예산은 증가
비핵화 국제공조·탈북민 보호도 20%대 감액…외교정책 우선순위 주목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가 내년도 대미외교 관련 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20% 넘게 줄이는 반면 대중외교에는 6억원 규모의 '한중 전략적 협력' 사업을 새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비핵화 국제공조와 탈북민 보호, 북한인권 등 대북 관련 사업 예산도 일제히 감액했다. 특히 대미외교에서는 '전략동맹'과 '안보협력' 등 한미동맹 핵심 사업의 감액 폭이 컸다. 대중외교는 기존 사업을 모두 줄이면서도 별도의 전략적 협력 사업을 신설했다. 대북 분야에서는 비핵화 검증부터 북한인권·탈북민 보호까지 감액 범위가 넓었다.

5일 본지가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받은 외교부 예산안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미외교 관련 5개 사업의 2027년도 예산안은 총 59억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75억원과 비교하면 15억600만원(20.1%) 줄었다.

감액은 한미 간 전략·안보 협력 사업에 집중됐다.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 심화발전'은 내년 6억9400만원으로 올해보다 5억6300만원(44.8%) 줄었다. '한미 안보협력 강화'도 5억9900만원으로 3억2300만원(35.0%) 감소했다.

'동맹 기반 강화'에는 31억6300만원(11.9% 감액),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운영 개선 및 국방협력 민군관계 강화'에는 12억4400만원(13.5% 감액)을 편성했다. 5개 사업 가운데 '한미동맹 미래파트너십 공고화를 위한 대미외교지평 확대'만 올해와 같은 2억9400만원을 유지했다.

다만 대미외교 예산의 3년 추이를 보면 올해 대폭 늘어난 뒤 내년에 상당 부분을 되돌리는 흐름도 나타난다. 관련 5개 사업은 2025년 51억4600만원에서 올해 75억원으로 45.7% 급증했다가 내년 59억9400만원이 편성됐다.

올해 늘렸던 예산 가운데서도 동맹·안보 분야의 조정 폭이 두드러졌다. 전략동맹 심화발전은 2025년 5억9400만원에서 올해 12억5700만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지만 내년에는 6억9400만원으로 낮아진다. 한미 안보협력도 2025년 5억9500만원에서 올해 9억2200만원으로 확대했다가 내년에는 5억9900만원으로 사실상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다.

▲외교부 내년 주요사업 예산안. (자료=박충권 의원실)
▲외교부 내년 주요사업 예산안. (자료=박충권 의원실)

대중외교는 다른 방식으로 예산을 재편했다. 전체 관련 예산은 내년 22억7600만원으로 올해보다 3900만원(1.7%) 늘었다.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기존 사업을 줄이는 대신 새로운 '전략적 협력' 사업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중국정부 지도부와의 협력관계 구축, 한중간 우호정서 강화, 중국 지방정부와의 협력강화, 대중국 외교기반 강화 등 기존 4개 사업 예산은 총 16억7100만원으로 올해보다 5억6600만원(25.3%) 줄었다.

대신 외교부는 '한중 전략적 협력 기반 강화' 사업을 신설해 6억500만원을 배정했다. 신규 사업 하나가 내년도 대중외교 관련 예산의 26.6%를 차지한다. 기존 사업에서 줄인 금액보다 신규 사업에 투입한 예산이 많아 전체 대중외교 예산도 소폭 증가했다.

대미외교와 대중외교의 예산 편성 방식이 엇갈린 셈이다. 미국 관련 사업은 올해 크게 확대한 전략동맹·안보협력을 중심으로 예산을 줄인 반면 중국 관련 사업은 기존 항목을 구조조정하면서 '전략적 협력'이라는 새 사업에 별도 예산을 배정했다.

대북외교에서도 감액 흐름이 나타났다. '북한 비핵화 추진을 위한 국제공조 강화'에는 내년 7억3500만원을 편성해 올해보다 1억8400만원(20.0%) 줄였다. 이 가운데 '북한 비핵화 촉진 및 이행검증'은 1억6500만원(35.8%)으로 가장 큰 폭의 삭감률을 기록했다.

'북핵문제 관련 협의'(14.5% 감액)와 '북한 불법자금 조달 활동 차단을 위한 국제공조 강화'(12.9% 감액)도 함께 줄었다. 비핵화 협의뿐 아니라 이행검증과 북한의 불법자금 차단을 위한 국제공조까지 감액 대상에 포함됐다.

북한인권과 탈북민 관련 사업도 마찬가지다. '북한이탈주민 보호 국내이송 및 해외협력'은 내년 11억8300만원으로 올해보다 3억1300만원(20.9%) 줄었다. '북한인권 역량강화'와 '한반도 평화정착 및 대북정책'도 각각 16.3%, 21.1% 감액했다.

'안보리 결의 이행 및 수출통제체제 강화' 역시 내년 18억4600만원으로 올해보다 5억1300만원(21.7%) 줄었다. 해당 사업에는 대북제재뿐 아니라 수출통제체제 강화 업무도 포함된다. 비핵화·북한인권·탈북민 보호 등과 함께 관련 사업 전반에서 감액이 이뤄진 모습이다.

박충권 의원은 "예산은 정부의 지향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라며 "대미외교 예산은 깎고 대중외교 예산은 늘리는 '반미친중 예산', 탈북민 보호와 북한 핵개발 저지 노력을 뒷전으로 미루는 '친북굴종 예산'이 이재명 정부 외교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지뢰 공격으로 우리 장병의 발목이 절단됐음에도 북한은 되레 협박하고 있다"며 "이런 북한에 100억원 규모의 의료장비 지원을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가 정작 그 정권의 탄압을 피해 탈출한 탈북민들의 손은 뿌리치는 것이 민주당식 인권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에서 이러한 비정상 예산과 국정 기조를 철저히 따져 묻고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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