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신입 AI 역량검사·포스코 AI 직무 신설…채용 문턱도 변화
글로벌 채용시장선 AI 역량 보유자 임금 프리미엄 평균 62%

#삼성전자는 올해 임원 목표관리(MBO) 평가에서 ‘AX 역량 제고’ 배점을 기존 2~5점에서 20점으로 높였다. AI로 업무를 얼마나 효율화했는지 전일제 노동력(FTE) 기준으로 따지는 등 AI 활용 성과를 인사평가에 직접 연결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과·차·부장급인 책임 직급으로 승진하려면 ‘AX 교육 레벨1’ 이상을 반드시 수료하도록 했다. 한 달여 교육과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전체 임직원의 약 94%가 레벨1 이상을 취득했다.
AI가 기업 내부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직장인의 ‘몸값’을 결정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아직 국내 기업에서 같은 직급 직원의 연봉이 AI 활용 능력만으로 달라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채용부터 교육, 승진, 임원 평가까지 AI 역량이 인사제도에 속속 편입되고 있다. AI 개발자뿐 아니라 AI를 활용해 자신의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일반 사무·기술직의 가치도 재평가되는 모습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임원 MBO 평가에서 AX 관련 배점을 20점으로 확대했다. 조직 효율성 제고 10점, 업무 워크플로 재정립 5점, AI 에이전트 확보 5점이다. AI를 도입해 업무시간과 개발·검증 기간을 얼마나 줄였는지도 수치로 평가한다. 사장단과 관계사 임원 2300여 명에게는 프롬프트 작성과 AI 에이전트 개발 등을 포함한 실습 교육을 진행했다.
입사 문턱도 변하고 있다. HD현대는 하반기 신입 공채에 ‘AI 활용 역량검사’를 처음 도입했다. 지원자가 생성형 AI를 이용해 과제를 해결하고, AI가 만든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판단해 재구성하는 능력을 본다. 포스코와 포스코DX는 제조·사무 AX 전문인력 선발에 나섰고 포스코는 ‘AI 엔지니어’ 직무를 새로 만들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현장 엔지니어들이 바이브코딩으로 품질 이상 선별과 출하 최적화 프로그램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도 전 임직원을 AI 활용 인력으로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AX 해커톤에는 임직원 2100여 명이 참여해 700건이 넘는 아이디어를 냈다. 우수 과제는 개념검증(PoC)을 거쳐 사내 업무용 AI 플랫폼 ‘엘지니’의 서브 에이전트로 확대한다. 신입 채용에서도 데이터와 AI 등 디지털 도구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묻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한발 더 나아가 AI를 ‘도구’가 아닌 회사 운영의 원칙으로 규정했다. 자체 에이전틱 AI 플랫폼 ‘가이아’를 장비 보전, 정책 분석, 인사, 회의 지원 등에 적용하고 연구개발과 제조, 마케팅, 안전 영역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면 일부 기업은 여전히 희망자 대상 특강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기업과 직군별 AI 역량 격차도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 같은 격차는 실제 ‘몸값’으로도 이어진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PwC가 올해 6개 대륙의 채용공고 10억 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AI 관련 역량을 요구하는 일자리의 평균 임금 프리미엄은 62%로 지난해 57%보다 높아졌다. AI 기술을 요구하는 채용공고 증가율도 69%로 전체 일자리 증가율 9%의 약 8배였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이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 130명을 조사한 결과 77.2%가 AI 역량을 갖춘 지원자에게 추가 연봉을 지급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추가 지급 의향은 연봉의 1~10%가 45.6%, 11~20%가 28.1%였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같은 직무 안에서도 AI를 얼마나 잘 활용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느냐가 인재의 가치를 가르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AI 활용 능력이 단순 우대사항을 넘어 채용과 평가, 보상까지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