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가상자산 과세 재유예 검토…“금투세 폐지됐는데 형평성 맞나”

입력 2026-09-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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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해외거래소·개인지갑 취득가액 확인 어려워…과세 시기 다시 살펴야”
임이자 “내년 시행 준비됐는지 의문…디지털자산 기본법과 과세체계 맞물려야”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의 재유예를 포함한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 산정 등 과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데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주식과 가상자산 간 과세 형평성 문제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디지털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행될 예정”이라며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둔 지금 과연 디지털자산에 공정하고 정확하게 과세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돼 있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 원내대표와 임이자 정책위의장, 송언석·서일준 의원을 비롯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5개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이용한 거래의 취득가액 파악 문제를 우선 지적했다.

그는 “해외거래소나 개인지갑을 거친 거래는 취득가액과 거래 내역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손실을 어떤 기준으로 반영할지도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년 투자자의 부담도 과세 시기를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로 들었다. 정 원내대표는 “치솟은 물가와 꽉 막힌 취업 문, 근로소득만으로 내 집 마련조차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수많은 청년 세대가 디지털자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며 “충분한 준비 없이 과세를 서두른다면 혼란과 부담은 결국 청년 투자자들에게 대부분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따른 자산 간 과세 형평성도 쟁점으로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가 이미 폐지된 상황에서 디지털자산에 현행 과세체제를 적용하는 것이 자산 간 과세 형평성에 부합하는지 과세 기준 자체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산업을 둘러싼 제도 정비 역시 아직 진행 중”이라며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 일정만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과세 시기를 포함해 어떤 부분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지, 합리적인 과세를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이자 정책위의장도 과세 인프라 미비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당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던 과세가 세 차례 유예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세를 시행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대표적인 것이 취득가액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가상자산은 언제, 얼마에 샀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얼마에 샀는지를 알아야 얼마를 벌었는지 계산하고 세금을 매길 수 있는데 기본적인 과세자료를 확인할 체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상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연간 250만원을 기본공제한 뒤 초과 소득에 20% 세율을 적용하도록 한 과세체계도 재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가상자산 과세제도가 처음 설계됐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당시 함께 추진했던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됐고 현재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하는 소액 투자자의 양도차익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가상자산 투자소득에는 과세가 예정된 만큼 자산 간 과세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스테이킹과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등 새로운 거래 방식에 대한 과세 기준도 과제로 꼽았다. 임 정책위의장은 “무엇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과세할 것인지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과세제도의 연계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과 산업의 기본적인 제도적 틀을 만드는 작업과 과세제도가 서로 맞물려 가야 한다”며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날짜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과세부터 시행하면 혼란과 부담은 결국 투자자와 현장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과세제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다.

오세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의장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시장 규율은 아직 미완의 상태이고 규제 불확실성은 사업자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리스크”라며 “디지털자산법은 업계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첫 논의 이후 소득 분류와 과세 인프라, 시행 시기 등을 놓고 여러 의견이 오갔고 내년 시행을 앞둔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만큼 제도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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