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만으론 부족하다…“AI 전력·산업까지 ‘수소판’ 다시 짜야”

입력 2026-09-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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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대토론회…“정책 일관성·예측 가능성 높여야”

▲2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2회 수소경제 대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해욱 기자 haewookk@
▲2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2회 수소경제 대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해욱 기자 haewookk@

수소를 자동차나 발전용 연료에 한정하지 않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과 산업 원료, 재생에너지 저장까지 아우르는 국가 에너지·산업 전략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1일 한국공학한림원은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제2회 수소경제 대토론회’를 열고 수소경제의 현안과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한국수소연합과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한 행사에는 국회와 정부,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수소가 특정 분야에서 사용하는 연료를 넘어 재생에너지 저장수단과 산업 원료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만큼 정책의 틀도 이에 맞춰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수소는 태양광·풍력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장주기 에너지 저장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철강·화학 등 산업 분야의 원료로도 쓰인다. 수전해와 탄소 포집·저장(CCS), 액화플랜트 등 생산·저장 분야 역시 새로운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조 강연에서 “에너지 위기가 국가 위기를 불러오는 상황에서 현 AI 시대는 에너지 전쟁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표류하지 않는 일관성 있는 에너지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분과 토론은 총론과 생산, 메가프로젝트·AI 데이터센터(AIDC), 저장·유통, 모빌리티·활용, 지방자치단체 등 6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료전지와 수소터빈 등을 활용한 ‘온사이트 발전’이 대안으로 논의됐다. 장거리 송전망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센터나 공장 인근에서 필요한 전력을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와 수소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제주와 호남권 등에서 발생하는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에 대응해 남는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저장한 뒤 필요할 때 다시 활용함으로써 태양광과 풍력의 약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수소 생산·발전 분야에서는 높은 청정수소 생산비와 불확실한 수요가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국내 생산과 해외 도입 간 역할을 정립하고 초기 시장의 가격 격차를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반수소발전시장(HPS)과 청정수소발전시장(CHPS)의 경우 기업들이 장기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시장 규모와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수소터빈과 연료전지 등 다양한 발전기술의 시장 진입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승용 수소차 보급에 집중하기보다 운행 거리와 수소 소비량이 많은 버스·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어 충전 인프라의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지자체 분야에서는 정부 지원에 의존한 실증사업을 반복하기보다 지역별 산업과 실제 수소 수요를 결합해 수소 도시가 자생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특히 참석자들은 국내 기업들이 액화수소와 연료전지, 수소터빈, 수소환원제철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정책과 시장 제도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민간 투자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공학한림원 관계자는 “수소경제를 둘러싼 분산된 논의를 하나의 정책 담론으로 모으고 현장의 문제의식과 제도 개선 방향을 함께 짚어본 자리”라며 “논의 결과가 향후 제2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과 관련 제도 개선 과정에 의미 있는 참고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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