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美서 1.6조 발전엔진 수주…3GW 공장 신설
한화오션·삼성重은 ‘바다 위 데이터센터’ 추진

AI 데이터센터발 특수가 발전엔진과 철강, 조선 등 전통 제조업에서 실제 수주와 설비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변압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기기를 중심으로 부각됐던 AI 인프라 수혜가 발전설비와 건설소재, 해양플랜트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발전엔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철강재 수주를 늘리는 한편, 데이터센터 자체를 바다에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빠르게 시장이 열리는 분야는 엔진 쪽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한 가운데 가스터빈은 글로벌 업체들의 수년치 일감이 쌓이며 공급이 제한되자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선박용 중속엔진 기반 발전설비가 대안으로 부상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아페리온에너지그룹(AEG)과 6271억원 규모의 힘센엔진 기반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발전용량은 총 684메가와트(MW)다. 이에 더해 지난달에는 미국 코반에너지그룹과 1기가와트(GW), 9560억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맺었다.
수요가 급증하자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8336억원을 투자해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연 3GW 규모의 힘센엔진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선박 중심이던 엔진 사업의 영역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육상 발전 시장으로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철강업계도 건설 경기 침체를 보완할 새로운 수요처로 데이터센터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GW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 약 18만∼20만t(톤)의 철강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현재 데이터센터 7개 프로젝트를 수주해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철근과 H형강부터 열연·냉연강판, 후판 등 다양한 철강재가 투입되는 만큼 데이터센터 투자가 새로운 철강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조선업계는 데이터센터 자체를 바다에 띄우는 FDC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이달 60MW급 FDC를 처음 공개하고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개념설계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도 FDC 설계를 기존 50MW급에서 200MW급까지 확대하는 등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FDC는 해상 공간을 활용해 육상 데이터센터의 부지 확보와 전력 수급, 냉각 문제를 보완할 수 있어 조선업계의 새로운 AI 인프라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발 수요가 전력기기와 ESS에서 발전엔진, 철강, FDC로 확산하면서 AI와 거리가 멀어 보였던 중후장대 산업에서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특히 발전엔진은 대규모 수주와 생산능력 확대, 철강은 실제 프로젝트 수주, FDC는 선급 인증과 사업화 단계로 각각 진전되면서 AI 투자 확대의 온기가 전통 제조업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력기기를 넘어 엔진과 철강, 조선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실제 수주와 투자로 이어지면서 중후장대 업계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