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의 무대가 달라졌다⋯20만 강릉서 시험하는 중소도시 교통복지

입력 2026-09-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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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이어 국내 세 번째 개최
강릉표 ‘중소도시형 ITS’ 세계 무대로
교통약자·긴급차·보행안전까지 생활 속 적용

▲강릉에 설치된 스마트 횡단보도. (사진제공=강릉시)
▲강릉에 설치된 스마트 횡단보도. (사진제공=강릉시)

인구 20만 명의 중소도시 강릉이 전 세계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시험대가 된다. 서울과 부산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지능형교통체계(ITS) 세계총회를 개최하는 강릉은 이번 행사를 통해 대도시 중심으로 구축돼 온 ITS를 중소도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모델로 제시한다. 교통 혼잡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을 돕고 대중교통이 부족한 외곽지역의 이동 공백까지 보완하는 데 ITS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6 강릉 ITS 세계총회’는 다음 달 19일부터 23일까지 강릉 올림픽파크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 ITS 총회는 지능형교통체계 분야 최대 규모 국제행사로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서울과 2010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다. 강릉시는 약 90개국에서 6만 명가량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선 두 차례 개최지가 서울과 부산 대도시였다면 이번에는 인구 20만 명 안팎의 강릉이 무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강릉은 인구 규모는 작지만 연간 3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도시이자 도심과 농어촌 지역이 함께 있는 도농복합도시다. 강릉시는 이런 특성을 반영해 △고령화 대응 △관광 거점 △도농복합 △도시 전체 실증을 중소도시형 ITS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강릉시가 세계총회 유치 과정에서 내세운 강점도 이 같은 ‘중소도시형 ITS’다. 임신혁 강릉시 ITS추진과장은 “강릉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중소도시형’으로 어필했다”며 “강릉시 전역에 ITS 구축 사업이 반영돼 있다는 점이 강릉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ITS를 단순한 교통체증 해소 기술로 보지 않는다. 관광객이 몰릴 때 도심 혼잡을 줄이는 동시에 평소 교통 수요가 적어 기존 대중교통만으로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운 외곽지역의 이동권까지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강릉은 8개 읍·면 지역을 둔 도농복합도시다. 외곽지역에서는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버스 운행 사이 시간적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임 과장은 “외곽지역은 고령화가 심각하고 기존 마실버스도 운행 사이사이 비는 시간이 많다”며 “그런 시간대에 벽지노선 자율주행 차량을 2년 동안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무료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유료로 전환했는데도 어르신 등 일정한 승객들이 탑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 강릉시 당두터널 인근 도로전광표지판(VMS)에 주요 구간의 실시간 소통정보와 예상 통행시간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강릉시)
▲강원 강릉시 당두터널 인근 도로전광표지판(VMS)에 주요 구간의 실시간 소통정보와 예상 통행시간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강릉시)

강릉시는 벽지노선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마실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 연간 이용객은 2024년 3432명에서 1만3011명으로 늘었고, 탑승객 만족도는 91% 이상으로 조사됐다. 강릉시는 고령화와 버스 운전자 구인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율주행 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도심에서는 교통약자의 안전을 높이는 데 ITS가 활용된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AI가 보행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교통약자가 횡단할 경우 보행 신호를 연장한다. 강릉시 분석 결과 스마트 횡단보도 도입 이후 정지선 미준수는 11.5%, 무단횡단은 90.6%, 횡단시간 내 미통과 보행자 수는 65.4% 감소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도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ITS다.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하면 차량 진행 방향에 우선 녹색 신호를 제공해 이동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강릉시에 따르면 2025년 긴급차량 우선신호 운영 건수는 1449건이며 평균 현장 도착시간은 13분에서 5분으로 60.5% 단축됐다.

교통량이 많은 관광지와 도심에서는 AI 기반 스마트 교차로와 실시간 신호정보를 활용한다. 강릉시는 시 전역 359개 교차로의 신호정보를 민간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제공하고 있다. 운전자는 교차로 진입 전 신호 잔여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서비스는 카카오내비에서 시작해 티맵, 현대자동차그룹 내비게이션, 네이버지도까지 확대됐다.

스마트 교차로는 시간대와 요일별 교통량을 분석해 신호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강릉시 분석 결과 평균 통행속도는 6.2% 상승하고 교차로 지체시간은 14.5% 감소했다.

강릉 총회가 강조하는 것도 기술 자체보다 이를 실제 도시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ITS는 구축과 운영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그동안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돼 왔지만, 강릉은 도시 전체를 실증 공간으로 삼아 중소도시에서도 교통 효율과 안전, 이동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이은영 국토교통부 디지털도로팀장은 “중소도시에 있어서 대도시만 안전해야 된다는 건 아니다”라며 “이런 부분들이 중소도시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릉 총회는 자율주행과 AI 등 첨단 기술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구 20만 명 규모의 도시에서도 ITS를 도시 전반에 적용해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과 안전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팀장은 “중소 관광도시에서 ITS가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바로 강릉”이라며 “앞서 개최했던 ITS 총회와는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 강릉역 앞 교차로에 설치된 전광판이 ‘무단횡단 주의’ 등 보행안전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릉시)
▲강원 강릉역 앞 교차로에 설치된 전광판이 ‘무단횡단 주의’ 등 보행안전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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