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달래고 시진핑과 담판⋯트럼프 ‘빅딜외교’ 슈퍼위크

입력 2026-09-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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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계기 日ㆍ英ㆍ걸프 정상 연쇄 회동
시진핑과 24일 백악관서 미ㆍ중 정상회담
무역ㆍ희토류ㆍ이란전ㆍAI 해법 모색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회동하고 있다. (오사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회동하고 있다. (오사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빅딜 외교’가 시험대에 오른다. 뉴욕 유엔총회를 무대로 동맹국과 중동 정상들을 잇달아 만난 뒤 워싱턴D.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담판에 나선다. 동맹의 안보 불안을 달래면서 중국으로부터 무역·에너지 분야의 실익을 끌어내야 하는 복합 방정식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가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등 안보 현안을 어디까지 협상 카드로 활용할지가 이번 외교전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뉴욕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한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앤디 버넘 영국 총리, 사우디아라비아ㆍ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지도자와도 만난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의 첫 대면도 예정돼 있다. 이어 24일 백악관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연다.

연쇄 회동을 관통하는 쟁점은 안보와 경제의 교환이다. 일본과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안보 공약을 확인하려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관리하고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부담을 낮춰야 한다. 뉴욕에서 우방국들의 요구와 지역 현안을 조율한 뒤 백악관에서 중국과 타협점을 찾는 흐름이다.

첫 고비는 일본의 대중국 경계심을 얼마나 누그러뜨리느냐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대만 문제 등에서 섣불리 양보하지 않도록 사전에 쐐기를 박는 것이 이번 회담의 주된 목적이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미·중 협상의 변수로 떠오른 정황도 뚜렷하다. 140억달러(약 19조원)에 이르는 대만으로의 무기 판매 패키지는 수개월째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방중 이후 이를 보류하면서 “매우 좋은 협상 카드”라고 표현했다.

걸프 국가들과의 회동에서는 이란전쟁의 향배와 미국의 역내 안보 역할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의 에너지 수송로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사우디가 미국에 후티 공습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역내 안보 역할을 둘러싼 우려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우방국의 불안을 달래면서 확전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란에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는 문제는 뒤이은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와의 첫 정상급 대면은 에너지 외교의 또 다른 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정상 리셉션을 계기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별도로 만난다.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국은 지난달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대한 통제권을 일부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 기업의 참여로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되살리려는 협력의 연장선에서 이번 만남도 주목된다. 중동발 공급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의 정상화와 원유 공급 확대 가능성은 고유가와 물가 부담을 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경제적 유인이 될 수 있다.

외교전의 정점은 24일 미ㆍ중 정상회담이다. 올해 11월까지인 무역 휴전의 연장과 미국산 농산물ㆍ항공기 구매, 중국의 희토류 수출, 대만 문제, 이란전쟁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AI의 안전과 통제 문제 역시 양국이 접점을 찾아야 할 새로운 과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20일 뉴욕에서 만나 사전 조율을 진행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이례적인 의전도 제공한다. AP통신에 따르면 23일 시 주석이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면 직접 영접할 예정이다. 24일에는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이 이어진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결국 이번 ‘슈퍼위크’의 성패는 중국과의 거래가 동맹의 신뢰와 양립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과 에너지 분야에서 성과를 얻더라도 그 과정에서 대만 방위나 중동 안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다면 동맹을 달래려던 연쇄 회동의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뉴욕에서 확인한 우방국들의 안보 요구가 워싱턴의 미·중 합의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거래 외교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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