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생곡소각장 강행은 엉터리 논리”…“대체부지 의견 충분히 전달했는데 왜 배제했나”

입력 2026-09-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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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율리 38가구 중 35가구 ‘소각장 건립 따른 이주 의향서’…“신항 매연·소음에 원래 이주 희망”

▲김도읍의원이 부산시 생곡소각장 강행 반대 기자회견에서 이주동의서를 제시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김도읍의원이 부산시 생곡소각장 강행 반대 기자회견에서 이주동의서를 제시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부산시가 강서구 생곡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의 원안 재추진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 김도읍(부산 강서구) 국회의원이 부산시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전재수 부산시장을 정면 겨냥했다.

김 의원은 특히 대체부지로 제시한 장항·율리마을 38가구 가운데 35가구로부터 ‘소각장 건립에 따른 이주 의향서’를 직접 받아 공개했다.

부산시가 장항·율리 대체부지가 주민 반대와 장기간의 이주 절차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해 온 상황에서 나온 자료다. 부산시는 대체부지로 변경할 경우 최소 15년 이상 사업이 지연될 수 있고, 기존 이주사업에 투입된 약 910억원의 매몰비용 등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1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곡소각장 강행 부산시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기피·혐오시설은 주민이 반대하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라며 “전재수 시장이 선택한 것은 협의가 아니라 독주”라고 주장했다.

장항·율리 38가구 중 35가구…“소각장 들어오면 이주”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주목된 것은 장항·율리 주민들의 이주 의향서였다.

김 의원 측이 지난 12~13일 두 마을 38가구를 대상으로 소각장 건립에 따른 이주 의향을 확인한 결과 35가구가 참여했다는 것이다.

장항마을은 15가구 전원이 서명했고, 율리마을은 23가구 가운데 20가구가 참여했다.

김 의원은 주민들이 이주 의향을 밝힌 배경으로 부산신항 배후마을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들었다.

대형 컨테이너선의 매연과 선박 운항, 대형 크레인의 컨테이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삶의 질이 떨어졌고, 이 때문에 평소에도 이주를 희망하는 주민들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이런 기존의 생활환경 문제 때문에 소각장 건립을 전제로 한 이주 의향서를 받는 과정에서도 주민들의 동의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주를 원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소각장 건립을 계기로 현재의 생활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부산시가 장항·율리 대체부지를 두고 ‘주민 반대’를 주요 이유로 제시하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주민들이 실제로 이주 의향을 밝히고 있는데 부산시가 주민 반대를 이유로 대체부지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장항·율리 지역의 지형과 풍향까지 거론하며 입지 적합성도 주장했다.

장항·율리 일대는 최저 156m 이상의 고지로 둘러싸여 있고 동풍과 북서풍 등 바람의 방향까지 고려하면 장기적인 소각시설 입지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부산시는 대체부지로 변경하면 주민 이주와 보상, 행정절차, 입지선정 등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해 15년 이상의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910억원 전부 매몰비용 아니다”

매몰비용 논리도 김 의원이 집중적으로 파고든 부분이다.

부산시는 생곡마을 주민 이주사업에 지금까지 약 910억원을 투입했고 전체 162가구 가운데 133가구가 이주를 마친 만큼, 부지를 바꾸면 기존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워 막대한 매몰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현재 사업은 국비와 시비를 합쳐 3158억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김 의원은 그러나 910억원 전부를 소각장 사업의 매몰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7년 생곡마을 이주 결정 당시부터 폐기물 처리시설 문제가 논의됐지만 당시 추진 대상이 소각장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고, 부산시가 이주 과정에서 확보한 토지 역시 부산시 소유 재산으로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에코델타시티도 “나중에 들어온 주민 아니다”

에코델타시티를 둘러싼 부산시의 설명도 도마에 올렸다.

부산시는 생곡소각장 예정지 주변에 조성되는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의 반발을 두고 기존 소각장 계획이 먼저였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에코델타시티 공동주택 부지 확정이 이미 2014년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소각장 계획 이후에 주민들이 들어와 뒤늦게 반발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전 시장을 향해 관련 사업의 추진 경과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절차도를 김도읍의원이 제시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절차도를 김도읍의원이 제시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김 의원은 현재 사업 단계가 대외적으로 공고된 최종 단계가 아니라 내부적인 사업 구상과 검토 단계에 가깝다며, 주민 반발과 분쟁 가능성이 큰 기피시설을 이대로 밀어붙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부산시는 김 의원의 의견을 몰랐나

이번 논란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대체부지 의견이 부산시에 전달됐느냐는 문제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대체부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부산시 정무라인에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9월 2일 여의도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부산시의 예산정책협의회 직후 관련 내용을 부산시 정무라인 등에 전달했고, 부산시 국장들도 실제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정무라인을 통해 내용을 충분히 전달했고, 부산시 국장들은 실제 현장까지 왔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가 부산시 정무라인에 확인한 결과도 김 의원 측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산시 정무라인 관계자는 “두 시간 이상 국회의원의 의견을 받은 것을 전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김도읍 의원의 내용을 충분히 전달드렸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3일 주간정책회의를 통해 생곡 이주부지를 활용한 하루 500t 규모 소각시설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는 2030년 가연성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려면 추가 소각시설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부산시가 원안 추진을 강행할 경우 강서구청장의 건축협의 거부 등 가능한 행정적·정치적 수단을 총동원해 막겠다고 밝혔다.

또 “부산의 쓰레기는 16개 구·군이 각자 책임져야 한다”며 강서구가 더 이상 부산 전체의 쓰레기 처리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남은 것은 ‘왜 안 되는가’에 대한 설명

생곡소각장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단순히 소각장이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시는 2030년 직매립 금지와 기존 소각시설의 처리능력 부족을 이유로 원안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김 의원을 비롯한 강서 정치권은 매몰비용과 사업기간, 주민 반대, 대체부지 검토 과정 등 부산시가 제시한 각각의 전제에 문제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장항·율리 38가구 가운데 35가구가 소각장 건립에 따른 이주 의향서에 참여했고, 김 의원은 이를 부산시 정무라인과 실무진에 충분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 정무라인 역시 김 의원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는 질문은 분명하다.

결국 이번 생곡소각장 논란에서 부산시가 넘어야 할 산은 원안 추진의 당위성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전달받은 대체부지를 왜 배제했는지를 주민 앞에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설명을 전재수 시장이 직접 할 것인지가 이제 또 하나의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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