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주 낙폭 차이…기존 사업·입법 수혜 기대 반영
SEC·CFTC 규칙 정비 주목…신규 사업은 불확실성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법의 절차표결 부결로 시장이 흔들렸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가격 충격보다 거시경제 여건과 기업별 사업 기반에 주목했다. 입법 지연이 제도화 중단을 뜻하지는 않는 만큼 후속 규칙 정비와 법안 통과 의존도에 따라 기업별 영향도 갈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클래리티법 통과 가능성 하락이 표결 전부터 시장에 일부 반영된 만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미칠 추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금리와 유동성 등 투자 여건에 따른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은 “클래리티법 표결 무산은 미국 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규제 기준과 관련된 중장기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도 표결 전부터 통과 가능성 하락을 일부 반영해 왔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시경제 상황이 가격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 등 관련주의 하락을 짚었다. 그는 “특히 알트코인과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거래소의 경우 법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로 낙폭이 더욱 컸다”며 “다만 표결 전부터 약세가 진행됐으며 금리 인상 우려와 유가 부담도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관련주 사이에서도 낙폭 차이는 뚜렷했다. 코인베이스와 서클은 각각 10.10%, 11.41% 하락한 반면 로빈후드와 시큐리타이즈는 각각 3.39%, 2.92% 내렸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각 주식의 최근 등락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클래리티법 통과 시 얼마나 수혜를 받을 수 있느냐에 각 기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기존 사업 기반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코인베이스와 서클은 규제 정비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주식·옵션 중심의 로빈후드와 토큰화 전문기업 시큐리타이즈는 현행 증권법 틀에서 사업을 이어와 법안 통과 의존도가 낮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법안 지연이 이미 예견됐던 만큼 클래리티법과의 직접 접점이 적고 실질 영업 타격이 없는 서비스 중심으로 낙폭이 최소화됐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칙 정비가 입법 지연의 충격을 일부 완화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부결을 제도화 중단으로 보기보다 기관별 규칙 정비의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SEC는 발행·토큰화·수탁, CFTC는 거래소 관련 규칙 정비를 추진 중이다.
기업별로는 기존 제도 안에서 가능한 사업과 법 개정을 전제로 한 사업의 성장 속도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센터장은 “법 개정을 전제로 신규 라이선스를 노리던 플랫폼이나 단일 스테이블코인 의존 기업은 입법 재추진 시점까지 성장이 제한되는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서비스들이 견고히 작동하고 있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