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지산 청년주택 전환…규제 풀어도 사업성 ‘벽’

입력 2026-09-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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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준공 지산 평균 공실률 43.5%
용도전환하면 감면 취득세 다시 내야
주택 개조비에 소유자 협의도 변수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 한 지식산업센터 건물 공실. (이난희 기자 @nancho0907)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 한 지식산업센터 건물 공실. (이난희 기자 @nancho0907)

정부가 수도권의 빈 지식산업센터를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해 용도전환 규제를 풀었지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존 취득세 감면분을 다시 내야 하는 데다 주택으로 바꾸는 공사비와 금융비용까지 사업자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소유자가 호실을 나눠 가진 지식산업센터 특유의 소유구조까지 감안하면 규제 완화만으로는 공실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전국에 설립 승인된 지식산업센터는 1553개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준공된 지식산업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로 파악됐다. 지난해 경매 건수도 3876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에 정부는 최근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해 수도권 공실 지식산업센터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미분양과 공실이 많은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텔이나 기숙사 등 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도 완화한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의 오피스텔 전환을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전용면적 30㎡ 미만 오피스텔은 용도변경에 따라 추가되는 부설주차장 확보 의무를 면제했다.

문제는 정부 대책이 용도전환의 법적 제약을 완화했을 뿐, 사업성을 좌우하는 비용 부담까지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용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부담이다. 지식산업센터 설립승인을 취소하고 준주택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할 경우 기존에 감면받은 취득세는 환수 대상이 된다. 지식산업센터에 적용된 취득세 감면율은 최대 35%다.

예컨대 당초 산출된 취득세가 1억원이고 최대 감면율인 35%를 적용받았다면 3500만원을 감면받고 6500만원만 납부한다. 그러나 용도전환으로 환수 요건에 해당하면 감면받았던 3500만원을 다시 내야 한다. 공사비가 집중되는 사업 초기에 세금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사업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취득세 징수유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기금대출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도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이마저도 납부 시기만 늦추는 조치다. 감면세액과 공사비, 금융비용을 감당하고도 수익이 남아야 사업자가 전환에 나설 수 있는 구조다.

건물 구조에 따라 공사비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평면이 깊고 중앙에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이 배치된 건물은 외기에 접하지 않는 내부 공간이 생겨 주거에 필요한 채광과 환기를 확보하고 세대를 나누기 어렵다. 급배수와 난방, 단열, 방음, 창호, 소방·피난시설도 새로 설치하거나 보완해야 해 기존 구조체를 활용하더라도 상당한 공사비가 발생할 수 있다.

구분소유 구조도 사업 추진의 제약 요인이다. 지식산업센터는 한 명이 건물 전체를 소유하기보다 여러 사람이 호실을 나눠 가진 경우가 많다. 복도와 엘리베이터, 주차장 같은 공용부분을 바꾸려면 소유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 일부 층은 산업시설로 남고 다른 층만 주택으로 전환하면 차량과 보행 동선, 소음, 주차, 피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공실 상가와 오피스 등 비주거시설을 주거시설로 바꿔 2026~2027년 1만5000가구, 2030년까지 3만3000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공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건물을 주택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세금과 공사비, 소유구조를 따져 실제 사업이 가능한 건물을 먼저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건물 취득가격과 전환공사비, 금융비용, 전환 후 주택가격을 고려한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비교적 간단한 공사만으로 전환할 수 있는 건물과 추가적인 규제·금융 지원이 필요한 건물, 주거 전환이 부적합한 건물을 구분해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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