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 중심서 공공주도 개발 전환
AI·로봇·수소 첨단산업 거점으로 재편
기업투자 예산 46억→265억…인프라도 확충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3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개발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민간 투자에 기대던 개발 방식을 공공주도로 바꾸고 AI·로봇·수소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된다. 도로·항만과 에너지, 정주 기반도 함께 확충해 기업 유치를 실제 투자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10일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전북 부안군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새만금은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며 “기존 2차 전지를 넘어 현재는 AI 등 미래산업 쪽에서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다를 메워 도시와 산업용지를 조성하는 새만금 사업은 1991년 첫 삽을 떴지만 30년 넘게 개발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동안 약 15조원의 재원이 투입됐음에도 매립률은 여전히 40%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정부는 새만금 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기본계획(MP)을 전면 손질했다. 개발 대상 매립면적을 기존 계획보다 약 30% 줄이는 대신 매립 완료 목표 시점을 2050년에서 2035년으로 15년 앞당기는 게 핵심이다.

개발 방식도 바꾼다. 기존 민간투자 유치 중심에서 공공주도 개발로 전환해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고 필요한 용지와 기반시설을 선제적으로 공급한다. 산업 수요 변화에 맞춰 용지체계도 재편한다. 향후 기업 수요에 따라 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전략적 유보지를 설정하고 4개 산업거점을 주변 도시와 인접한 곳에 배치한다. 새만금 내부 개발에 그치지 않고 주변 지역과 연계해 광역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새만금청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마중물로 관련 기업을 추가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문 청장은 “기업이 실제로 새만금에 들어와 사업을 시작하려면 산업용지만이 아니라 전력과 용수, 교통 등 여러 기반시설이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기업 투자 유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투자하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청장은 내년 정부 예산을 올해보다 74억원(3.4%) 증가한 2222억원으로 책정해 새만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기업 투자 관련 예산은 올해 46억원에서 내년 265억원으로 477%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새만금에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장기임대용지 조성에 175억원을 투입해 국내외 앵커기업의 첨단산업 투자를 지원한다. 로봇제조공장과 연계한 공동물류창고 조성에도 5억원을 편성해 중소 부품·협력업체의 새만금 진출도 도울 계획이다.
열악한 교통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 실증에도 4억원을 투입한다. 기업 입주가 본격화되기 전 교통수요와 운영방식을 검증하고 향후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광역 교통·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새만금 내부를 동서·남북 각각 3개 축으로 잇는 '3×3 간선도로망'을 구축하고 지역간 연결도로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등을 통해 국가산업단지와 수변도시, 관광거점을 연결한다. 2025년 12월 착공한 지역간 연결도로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새만금 신항만은 잡화부두 2선석이 올해 말 개항을 앞두고 있다.
기업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공급 기반도 확대한다. 재생에너지 생산 규모를 기존 7기가와트(GW)에서 10GW로 늘리고 RE100 산업단지 지정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도 추진한다.
이 같은 산업시설과 함께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정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문 청장은 “새만금은 로봇·AI·수소 등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이 투자하고 사람이 함께 모여 성장하는 미래산업도시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업 투자와 개발사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를 차질 없이 갖추고, 새만금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동반성장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