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76억 투입된 영도 봉산마을 도시재생사업, 수익사업은 이사장과 감사가 각각 운영…“누가 감시하나” ①

입력 2026-09-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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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마을 와인드·게스트하우스 적자는 이사장이 사비 부담…블루베리는 감사가 수익 집행

▲도새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 영도 봉산마을 전경 (사진제공=영도구청)
▲도새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 영도 봉산마을 전경 (사진제공=영도구청)

부산 영도구 봉산마을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된 수익시설 세 곳이 있다.

산복도로 중턱의 카페 ‘와인드(WYND)’, 빈집을 고쳐 만든 게스트하우스, 300주가 넘는 블루베리를 기르는 스마트온실이다. 땅과 건물, 내부 시설 조성에는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소유자는 영도구다.

그런데 세 수익사업을 주로 맡고 있는 사람은 이사장과 감사다.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는 이경진 봉산마을 마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블루베리는 전 이사장이자 김정환 현 감사가 맡고 있다.

조합의 업무를 집행하는 이사장과 이를 감사하는 감사가 마을의 주요 수익사업을 각각 맡아 운영하는 구조다.

이경진 이사장은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가 “돈이 되지 않는다”며 적자를 자비로 메워 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블루베리 사업에서는 “월 400~500만원 정도 수익이 난다”고 말했다.

그 수익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감사님이 식물 사는 비용으로 쓰고 마을을 위해 방역 및 식물구매에 쓰기 때문에 터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사장이 운영하고, 감사가 수익을 집행한다

봉산마을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빈집과 노후주택이 밀집한 마을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수익 기반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했다.

빈집을 매입해 게스트하우스로 고치고, 스마트온실과 카페를 조성했다. 시설이 주민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목적이었다.

현재 운영 구조는 단순하다.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는 이사장이, 블루베리는 감사가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가 아직 적자가 발생하기 떄문에 적자를 개인 비용으로 부담해 왔다고 밝혔다.

블루베리 수익은 감사가 식물 구입과 방역, 화단 조성 등 마을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자신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감사가 사업 수익의 집행에 관여한다면 그 지출을 누가 확인하는가.

감사는 조합의 업무집행과 재산상태 등을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사업 수익의 규모와 사용처, 지출 근거가 객관적으로 기록되고 별도의 감사 절차를 거쳤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이사장이 블루베리 수익에 대해 “터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만큼, 해당 사업의 수익금이 어떤 계좌로 관리되고 어떤 절차를 거쳐 지출되는지, 조합의 회계와 결산에는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핵심이다.

“적자는 내가 메운다”…그렇다면 조합 장부에는 어떻게 표기되나

이 이사장은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의 적자를 개인적으로 부담해 왔다고 밝혔다.

공공시설의 운영을 위해 개인 비용을 투입했다는 것 자체는 별개의 평가 대상이다.

하지만 조합의 사업비와 개인 부담금 사이에 명확한 기록이 남아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특히 이 이사장이 스스로 비용을 정산하거나 조합에 청구하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현재까지 투입된 개인 비용의 정확한 규모는 별도 자료 없이는 확인하기 어렵다.

‘내가 메웠다’는 설명만으로는 공공시설 운영에 들어간 돈의 최종 부담 주체와 회계처리를 알 수 없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영을 이어가는 이유를 묻자 이 이사장은 마을호텔까지 가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그림의 대상이 개인 자산이 아니라 영도구 소유의 공공자산이라는 점이다.

와인드도, 게스트하우스도, 스마트온실도 공적자금으로 조성됐다.

그렇다면 사업이 마을호텔로 확대될 경우 누가 운영하고, 수익은 어떻게 배분하며, 주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환원할 것인지 역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문제는 실제 회계 관리 방식이다.

이 조합장은 운영 과정에 대해 “모든 비용을 매월 별도의 손익자료로 만들어 보고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말만으로 회계가 부실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익시설별 매출과 비용, 개인 부담금, 조합 부담금 등을 정기적으로 구분해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있었는지는 별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블루베리 사업은 와인드·게스트하우스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이사장이 밝힌 월 400~500만원이라는 블루베리 사업의 수익이 매출인지 순수익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판매대금이 어느 계좌로 들어가고, 어떤 비용을 제외한 금액인지, 그 돈이 조합 결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결국 핵심은 매출이 얼마였고, 비용은 얼마였으며, 남은 돈은 어디로 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부다.

주민은 무엇을 볼 수 있나

봉산마을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은 세 사업의 성패가 아니다.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가 적자를 냈다는 설명도, 이 이사장이 사비를 들여 운영을 유지했다는 설명도 자료로 확인하면 된다.

블루베리에서 수익이 발생했다는 설명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모든 돈이 하나의 투명한 회계 구조 안에서 확인되고 있느냐다.

이 이사장은 블루베리 자금 흐름에 대해 “터치하지 않는다”고 했고, 와인드와 게스트하우스에 대해서는 매월 별도의 손익자료를 만들어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명확하다. 조합원과 주민은 세 수익사업의 매출과 비용, 수익금의 사용처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가.

총회와 이사회에 어떤 자료가 보고됐는지, 감사는 어떤 방식으로 사업과 회계를 들여다봤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사업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설도 문을 열었다. 수상 실적도 있고 우수 마을기업에도 선정됐다.

그 자체는 긍정적인 성과다. 그러나 사업이 살아남았다는 것과 사업이 투명하게 운영됐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특히 공공자산을 운영하는 조직이라면 집행과 감사, 수익과 비용, 개인의 부담과 조합의 비용 사이에 명확한 선이 있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봉산마을 수익시설의 궁극적인 주체는 특정 개인이나 임원이 아니라 주민 공동체다.

그렇다면 사업의 성패만큼 중요한 것은 주민이 사업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다.

누가 적자를 메웠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비용이 어떤 근거로 발생했고 장부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다.

마을의 이름으로 만든 사업이다. 사업의 주인은 주민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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