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장 연말 임기 만료·iM 회장 인선도 임박
실적 넘어 내부통제·미래전략·승계 투명성이 변수

KB금융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하면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직 CEO의 실적만으로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만큼 향후 금융지주와 은행장 인선에서도 미래 성장전략과 승계 절차의 투명성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총 주주환원율도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연임 문턱을 넘지 못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선정 배경으로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제시했다. 회추위는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과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투명성 강화를 주문해온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KB금융은 이런 기조에 맞춰 승계 절차를 기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외부 후보자에게도 심층 평판조회와 두 차례 인터뷰 기회를 부여해 실질적인 경쟁 여건을 마련했고, 후보군 압축 과정도 단계적으로 공개했다.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현직 회장 대신 세대교체를 택하면서 금융지주 인선에서 ‘현직 프리미엄’이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음 시선은 이르면 이달 말 회추위 가동이 예상되는 iM금융으로 향한다. 황병우 iM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끝난다. 황 회장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iM금융은 지난달 차기 회장 자격요건에 ‘최근 5년 내 금융회사 CEO 또는 부행장·부사장 이상 경력’을 추가하는 등 승계 기준을 구체화했다.
황 회장 역시 내부 출신으로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양 회장과 닮았다. 하지만 KB가 최대 실적을 거둔 현직 회장을 교체하면서 실적과 ‘현직 프리미엄’만으로 연임을 낙관하기는 어려워졌다.
연말에는 4대 시중은행장 인선도 기다리고 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모두 12월 31일 끝난다. 정상혁 행장은 이미 한 차례 연임했고 나머지 3명은 첫 임기를 마무리한다.
은행장들도 대부분 실적 측면에서는 연임 명분을 쌓고 있지만 앞으로는 숫자만으로 연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경영 성과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조직 쇄신, 생산적금융 등 정책 방향과의 정합성, 미래 성장전략까지 종합적인 평가 요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도 변수다. 이사회 독립성과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연말 은행장 인선과 내년까지 이어질 iM금융 회장 승계 과정이 제도 개편 시점과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 인선은 좋은 실적이 현직 CEO의 연임을 보장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는 경영 성과뿐 아니라 미래 성장전략과 내부통제, 후보 검증 절차의 투명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