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충돌 봉합했지만…부산시-시의회, 이번엔 ‘예산 전쟁’

입력 2026-09-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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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사업 예산까지 도마…민주당 “시정 동력 훼손” 강경 대응

▲부산시의회 입구 전경 (사진제공=부산시의회)
▲부산시의회 입구 전경 (사진제공=부산시의회)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정면충돌에서 한발씩 물러서며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대립이 일단락되자마자 이번에는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싼 충돌이 본격화하면서 시와 의회의 긴장 관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10일 추가 상임위 회의를 열고 부산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원안 가결했다.

당초 조직개편안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했다. 김태효 기획재경위원장이 발의한 ‘시장 직속 비서실 신설 조례’와 부산시 조직개편안이 병합 심의될 경우 정무라인 신설을 둘러싼 시와 의회의 갈등이 조직개편안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의회가 비서실 신설 조례를 사실상 접고 정무직에 대한 별도의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출구가 열렸다.

핵심은 ‘시의회 출석 요구권’이다.

시의회는 ‘부산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1급 상당 정무직 공무원을 시의회 출석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11일 관련 조례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경원 정무특별보좌관과 홍순헌 정책협치특별보좌관 등 부산시 정무라인을 사실상 총괄하는 1급 상당 정무직들이 시의회에 직접 출석해 업무와 권한 행사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당초 비서실 신설 조례가 겨냥했던 정무직 견제 기능을 다른 방식으로 확보하는 셈이다.

조직개편을 둘러싼 시와 의회의 첫 충돌은 이렇게 일단 봉합됐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전선은 예산으로 옮겨갔다.

시의회가 심사에 들어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의 핵심 쟁점은 동백전 캐시백 확대 예산 363억원이다.

부산시는 지역화폐 동백전 캐시백 비율을 기존 10%에서 15%로 높이고 이를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예산 전액 삭감 주장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삭감된 예산 가운데 300억원을 오페라하우스 건립 예산으로 돌리고 나머지 63억원만 캐시백 확대에 사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부산시가 당초 계획한 100일간의 15% 캐시백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적용 기간이 20일 안팎으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백전만이 아니다.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부산형 노인일자리사업, 장애인 일자리 확대지원사업 등 시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민생 예산도 삭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개편 때와 마찬가지로 예산 심의가 민선 9기 부산시정의 정책 방향을 둘러싼 시와 의회의 힘겨루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민주당 부산시의회 한갑용 원내대표는 “민선 9기 부산시가 아직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사업에 대해 전액 삭감 형태로 나가는 것은 시정 동력을 훼손하는 몽니”라며 “주요 사업 예산이 삭감된다면 민주당 시의원들도 강경 모드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조직개편 과정에서 시와 의회가 선택한 것은 ‘타협’이었다.

하지만 예산을 둘러싼 셈법은 다르다.

부산시는 민선 9기의 핵심 정책을 뒷받침할 재원을 지켜야 하고, 시의회는 시장의 정책과 예산 편성에 대한 견제권을 행사해야 한다.

특히 민선 9기 출범 초기라는 점에서 이번 추경 심사는 단순한 예산 증감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부산시와 시의회가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에 가깝다.

조직개편 갈등은 비서실 대신 정무직 출석 요구라는 절충안으로 넘겼다.

하지만 예산은 숫자로 결론이 난다.

삭감할 것인지, 살릴 것인지에 따라 민선 9기 부산시정의 첫 정책 동력이 달라질 수 있다.

조직개편에서 한발씩 물러선 부산시와 시의회가 이번에는 예산이라는 전선에서 다시 맞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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