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다시 뚫은 국제유가…한국경제 ‘고유가 경보’

입력 2026-09-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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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4개월만 최고, 미국·이란 충돌 격화에 120달러 경고도
트럼프 “중간선거 직후 전쟁 끝날 것”…11월까지 고유가 장기화 우려
국고10년물 금리 4.45%대 등정 ‘3년11개월만에 최고’
물가·금리·내수 ‘삼중고’…“반도체 호황에 가려진 약한 고리 걱정”

▲미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갑판에 있는 인원과 항공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갑판에 있는 인원과 항공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한국경제에 ‘고유가 경보’가 켜졌다. 반도체 호황과 원화 강세가 충격을 일부 흡수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물가를 재차 끌어올리고 금리 상승과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1원(0.23%) 오른 1339.2원을 기록했다(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bp(1bp=0.01%포인트) 상승한 3.930%에,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5.2bp 오른 4.453%에 거래를 마쳤다(원화·채권 동반 약세). 특히 국고채 10년물은 2022년 10월24일(4.503%) 이후 3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29달러(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를 기록했다.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02달러(3.25%) 급등한 배럴당 96.05달러에 마감했다.

▲9일 기준 일별 흐름 (체크)
▲9일 기준 일별 흐름 (체크)

미국과 이란이 유조선과 군함 등을 겨냥해 공격을 주고받은 데다 예멘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교전까지 격화한 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분쟁 격화로 운송 차질이 확대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고유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 직후 끝날 것이며 이후 유가도 하락할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트럼프 전망대로라면 중간선거까지 전쟁과 고유가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고유가 장기화는 한국경제에 물가와 금리, 내수라는 ‘삼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기업 원가와 가계 실질구매력을 압박한다. 물가 압력이 커지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진다.

금융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등으로 원화가 2월말 전쟁 발발 당시보다 충격을 잘 견딜 수 있는 반면, 채권시장은 물가와 추가 긴축 우려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유가 상승은 통상 두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결국 유가가 얼마나 더 오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발 호황에 가려진 경제의 취약부문을 경계했다. 허 교수는 “우리 경제는 반도체발 호황에 가려진 멍든 부분이 많다”며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높은 금리 때문에 빚을 갚느라 소비를 줄이고 있고 철강 등 어려운 업종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시 금리가 다시 오르면 버티기 어려운 부분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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