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억 들여 주민 이주했는데…부산시 “생곡 소각장 이제 와 멈출 수 없다”

입력 2026-09-07 19:09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민 82% 이주·보상 1404억 중 910억 집행…부산시 “공식 백지화 결정 없었다”

▲부산시청 전경 (사진제공=부산시청)
▲부산시청 전경 (사진제공=부산시청)

생곡마을 주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이미 마을을 떠난 가운데 부산시가 생곡마을 광역소각장 건립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의 반발을 이유로 대체부지를 검토할 경우 입지 선정부터 각종 행정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사업이 최소 15년 이상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부산시는 일각에서 제기된 ‘생곡 소각장 백지화 합의설’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업을 철회하거나 변경한 결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강서구 생곡마을 일대 1만8000평 부지에는 하루 500t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광역폐기물처리시설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총사업비만 3158억원에 달한다.

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올해 8월 기준 생곡마을 전체 162세대 가운데 133세대가 이주를 마쳤다. 이주율은 82%다. 토지와 건물 보상도 완료됐으며 전체 이주사업비 1404억원 가운데 910억원이 집행됐다.

부산시는 2028년까지 재활용센터 인수 등을 마무리해 이주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마을 이주와 소각장 건립은 별개 사업 아니다”

부산시가 사업 강행에 무게를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생곡마을 이주 자체가 애초부터 소각장 건립과 연계해 추진돼 왔다는 점이다.

2017년 3월 당시 시장 방침으로 생활쓰레기 소각장 건립을 전제로 주민 이주가 결정됐다. 이후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소각시설과 음식물자원화시설 도입이 검토됐고, 2020년 6월 입지선정위원회가 생곡마을을 소각시설 입지로 결정했다.

2022년에는 주민 이주합의서가 체결됐고, 2023년 도시관리계획 결정까지 이어졌다.

부산시는 지난해 9월 건설공사 기본계획 고시 이후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본격화하면서 사업 관련 용역을 일시 중단하고 대체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을 공식적으로 백지화한 적은 없다는 게 부산시의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지역 국회의원과 전임 시장이 생곡 소각장 백지화에 합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산시는 공식 문서가 없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책이 실제로 변경됐다면 공문이나 지시 메모 등 공식적인 형태로 관련 부서에 전달돼야 하지만 현재 그런 문서는 없다고 설명했다. 내부 검토보고서 역시 공식 결재를 받은 문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환경물정책실장이 생곡 소각장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백지화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도 공식적인 사업 철회 결정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체부지로 돌리면 2042년 이후…

부산시는 대체부지를 찾는 순간 사실상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계획을 다시 공고하고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한 뒤 타당성 조사와 도시관리계획 결정, 보상, 국비 확보, 설계, 환경영향평가, 공사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부산시는 현재 사업을 백지화하고 다른 부지를 찾을 경우 시설 준공 시점이 2042년 이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이미 이주한 주민들의 환매권 문제도 변수다.

사업이 폐지되거나 변경돼 수용한 토지가 당초 사업 목적에 필요하지 않게 되면 토지보상법에 따라 종전 소유자에게 환매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이 경우 이미 이주한 주민들이 다시 생곡마을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고, 매립장 직접영향권 주민 문제가 재발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가덕도·장항·율리도 쉽지 않아

대체부지로 거론되는 곳들도 부산시가 보기에는 만만치 않다.

가덕도신공항 지원시설 용지는 제안 부지가 활주로에서 약 250m 떨어져 있어 항공기 운항 안전성 검토가 필요하다.

장항·율리마을 역시 주민 반대 가능성과 보상 절차 등을 감안하면 부지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결국 부산시의 논리는 명확하다.

“지금 생곡을 멈추면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부산의 폐기물 처리 공백과 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의 반발을 단순한 민원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부산시는 에코델타시티 입주민들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최신 오염물질 방지시설과 배출가스 자동측정기(TMS)를 설치하고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민대표단의 국내외 우수 소각시설 견학과 시설 운영 공개도 추진한다. 주민 의견을 반영해 수영장과 실내체육관 등 생활편익시설을 조성하고,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한 지역난방 공급도 검토한다.

쟁점은 결국 ‘소각장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주민을 설득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부산시는 에코델타시티 조성과 생곡 소각장 입지 결정의 선후관계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코델타시티는 2012년 친수구역으로 지정됐고,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는 2021년 10월에 이뤄졌다. 반면 생곡 광역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선정계획은 2019년 9월 결정·공고됐다.

부산시는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의무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도시공사로부터 192억원의 설치비용을 받아 강서구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분양 당시 소각장 건립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부산시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강행이 아니라 적극적인 상생방안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설득을 통해 사업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보내도 타격, 안 보내도 청구서”⋯韓기업, ‘동맹 리스크’ 샌드위치
  • "구조대 도착?"…코스피 6990선 안착, 개인 8.2조 '팔자'
  • 오세훈 "전월세 대란에 '주거 지옥'⋯ 민간임대사업자 혜택 되살려야"
  • 남은 연차 언제 쓸까…직장인 연차 사용 봤더니 [데이터클립]
  • KB증권 "내년 메모리 사상 초유의 공급 부족 온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극단적 저평가"
  • 국내 증시 거래시간 대격변…10년 만에 오후 8시까지 [D-7, 찐 애프터마켓 열린다①]
  • 단독 ‘공장 없는 브랜드’ 쏟아진다…신규 사업자 연 4000곳 시대 [K뷰티 성장공식①]
  • 매매 줄고 계약도 파기⋯서울 아파트 거래 ‘이중 절벽’
  • 오늘의 상승종목

  • 09.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8,149,000
    • -0.71%
    • 이더리움
    • 3,391,000
    • -0.5%
    • 비트코인 캐시
    • 348,800
    • -1.77%
    • 리플
    • 1,906
    • -1.4%
    • 솔라나
    • 142,800
    • -1.59%
    • 에이다
    • 300
    • +0%
    • 트론
    • 459
    • +0.44%
    • 스텔라루멘
    • 26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000
    • +0.44%
    • 체인링크
    • 17,970
    • +7.48%
    • 샌드박스
    • 53.05
    • +1.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