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계 허리띠 졸라매는데…현대차는 신차·생산 확대 승부수

입력 2026-09-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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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5만·BMW 8000명 인력 조정…비용 절감 총력
현대차, 2030년까지 신차 100종 이상·생산능력 127만대 확대
같은 수익성 압박에 엇갈린 해법…현대차도 원가율 3%p 절감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가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가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과 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인력과 차종을 줄이는 '몸집 줄이기'에 나선 반면 현대자동차는 신차와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하는 정반대 전략을 택했다.

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감독이사회를 열고 약 5만명 규모의 인력 조정 등을 담은 '미래 계획 2030'을 승인했다. 모델 포트폴리오는 약 50% 간소화하고 제품 구성의 복잡성도 약 75% 줄인다.

유럽 내 생산능력이 시장 수요보다 50만대 이상 많은 것으로 판단해 생산 구조도 손질한다. 인력과 차종, 생산 구조를 동시에 조정해 2030년 영업이익률 9%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BMW도 10월부터 정규직 약 4만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내년 말까지 약 8000명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볼보는 지난해 약 3000명 감축을 밝혔고, 아우디도 2029년까지 약 7500명을 줄일 예정이다.

유럽 업체들의 잇단 구조조정에는 중국 시장 부진과 현지 업체와의 경쟁, 전동화 투자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영향이 크다.

반면 현대차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생산능력 확대를 택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더 많은 모델을 출시하고, 더 많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신규 차급과 신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부분변경과 파생 모델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 신차 100종 이상을 투입한다. 이 중 18개 이상은 기존에 판매하지 않았던 완전 신차다.

생산능력도 2030년까지 연간 127만대 늘린다. 북미 50만대, 인도 32만대, 반조립제품(CKD) 생산 거점 25만대, 국내 20만대 등을 추가해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확장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구조를 바꿔온 점이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이미 낮아 유럽 업체들과 비교해 중국 판매 감소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도 차이다.

다만 현대차도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생산 공정 개선과 재료비 절감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원가율을 3%포인트 낮추고 영업이익률 9%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폭스바겐이 인력과 차종을 줄여 비용 구조를 가볍게 한다면 현대차는 제품과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원가 절감을 병행하는 셈이다.

경쟁사들의 구조조정은 현대차에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늘어난 생산능력이 고정비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느냐가 현대차 확장 전략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호근 교수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SUV, 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지역별 판매와 수익성 측면에서 상당 부분 최적화를 이뤘기 때문에 생산능력을 확대할 여력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폭스바겐과 BMW 등은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의 약진으로 판매가 크게 줄어든 만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글로벌 업체들이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현대차 역시 판매량 확대에만 의존하기보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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