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증시 강제퇴출 115곳… 개미들 3.7조 물렸다 [상장폐지, 그 후①]

입력 2026-09-08 05:5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6-09-0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편집자주] 증시에서 퇴출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올해 상장폐지 기업은 8월까지 30곳으로 이미 지난해 한 해를 넘어섰고, 거래소가 퇴출 문턱을 높이면서 밀려나는 기업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회사는 시장에서 사라져도, 그 주식을 든 소액주주는 남는다. 주식을 팔 곳이 마땅치 않고 회사 정보마저 끊기면서 남겨진 주주의 재산과 알 권리는 방치된다. 본지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한국거래소 시세, 금융투자협회 장외시장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최근 5년여간 상장폐지된 115곳과 그곳에 남겨진 소액주주 210만 명의 처지를 짚어본다.

상장폐지 기업 115곳 전수 조사
1인당 174만원 물려…정리매매서 90% 증발
올해만 30곳 퇴출…작년 연간 규모 넘어서
주식 팔 장외 거래처 5곳뿐…3곳만 거래 중
공시도 중단…기업경영 정보 알길 없어

최근 5년 7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 115곳에 남은 소액주주가 약 21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폐기업의 소액주주 평가액은 3조7000억원으로, 소액주주 1인당 174만원이 물린 것으로 추산된다. 상폐 후 사업보고서를 한 차례도 제출하지 않은 기업은 3곳 중 1곳에 달했고,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제도권 장외시장에 편입된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7일 본지가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한국거래소 데이터를 통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상폐 기업을 전수 추적한 결과 합병·이전상장·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소멸·자진 상폐 등의 방법으로 회사가 스스로 시장을 떠난 경우를 제외하고 강제 퇴출된 기업은 115곳(유가증권 16곳·코스닥 99곳)으로 집계됐다. 상폐 기업은 2021년 20곳, 2022년 17곳, 2023년 9곳으로 줄었다가 2024년 15곳, 2025년 24곳으로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8월까지 30곳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상폐 기업 수를 넘어섰다. 거래소가 상폐 절차 단축과 시가총액 요건 상향 등 퇴출 제도를 강화하면서 시장에서 밀려나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폐 기업 115곳에 남은 소액주주는 211만9309명에 달했다. 같은 사람이 여러 종목을 겹쳐 보유한 경우 중복 집계됐다. 소액주주가 가장 많았던 곳은 이트론(14만2075명)이었고 이아이디(13만8370명), 스마트솔루션즈(12만3089명), 이화전기(9만6854명) 순이었다. 이화그룹 3사(이트론·이아이디·이화전기)에만 37만7299명이 남았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거래정지 직전 총 5조6699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소액주주 몫은 3조6933억원이었다. 한 명당 평균 174만원 규모다. 이들 주식의 평가액은 마지막 정리매매를 거치면서 3682억원으로 약 90% 줄었다. 평가액은 거래정지 직전 마지막 거래일과 정리매매 마지막 날의 거래소 종가에 소액주주 지분을 곱한 값으로, 실현된 손실이 아닌 시장 평가액이다.

회사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길은 상폐와 함께 빠르게 차단됐다. 115곳 중 상폐 후 사업보고서를 한 번도 내지 않은 회사는 40곳(34.8%)이나 됐다. 보고서 미제출 40곳 가운데 첫 제출 기한이 지난 곳도 23곳에 달했다.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는 파산·해산이나 주주 수 300인 미만 등의 면제 사유가 없으면 상폐 후에도 유지된다. 공시 깜깜이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다. 회사가 스스로 낸 공시가 이어진 비율은 상폐 후 1년차 76.3%에서 3년차 62.8%로 떨어졌다. 상폐 이후 회사 명의 공시가 한 건도 없는 곳도 22곳에 이른다. 2021년 2월 상폐된 이매진아시아는 그해 3월 공시를 마지막으로 5년 5개월째 회사 명의 공시가 없다.

정보 공개가 끊긴 주식은 팔 길마저 좁았다. 115곳 중 상장폐지 후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 상장폐지지정기업부에 지정돼 거래 기회를 얻은 회사는 5곳에 불과했다. 이 중 현재 거래가 가능한 곳은 3곳으로 파악된다. 아리온은 4년 가까이 거래정지된 끝에 정리매매 기회조차 없이 상폐됐다. 반면 파산·해산·청산 절차가 공시로 확인된 곳은 1곳에 그쳤다. 회사는 문을 닫지 않았는데, 주주가 주식을 팔 장외 거래 플롯폼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상폐 뒤에도 사업보고서를 낼 의무는 그대로 남는다고 봤다. 다만 상장사에 붙던 수시공시 의무는 거래소 소관이라 상폐와 함께 풀리고, 상폐 과정에서 대주주가 지분을 사들여 주주가 몇 명으로 줄면 아예 제출 대상에서 빠지기도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폐와 상관없이 사업보고서를 내야 하는 법인은 당연히 내야 하지만, 여건이 안 돼서 못 내는 경우가 많다"며 "폐업한 회사는 돈이 없어 과징금을 물려도 소용이 없다 보니 증권을 못 찍게 하는 것으로 제재를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싣는 순서>
①[단독] 상폐 115곳에 남은 주주 210만 명…3조7000억 묶였다
②주식 있어도 못 팔아…24만 금양 소액주주의 절규
③[단독] 상폐 3년, 3곳 중 1곳 '공시 단절'…남겨진 주주는 깜깜이
④상폐주식 '피난처' 6개월…하루 2227만원 거래, 끝나자 개인장외로
⑤[단독] 상폐 115곳 중 91곳 '피난처'서 배제…210만명 중 85%는 문 밖
⑥빨라진 상폐, 남겨진 주주…퇴출 뒤 '최소 보호선'은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보내도 타격, 안 보내도 청구서”⋯韓기업, ‘동맹 리스크’ 샌드위치
  • "구조대 도착?"…코스피 6990선 안착, 개인 8.2조 '팔자'
  • 오세훈 "전월세 대란에 '주거 지옥'⋯ 민간임대사업자 혜택 되살려야"
  • 남은 연차 언제 쓸까…직장인 연차 사용 봤더니 [데이터클립]
  • KB증권 "내년 메모리 사상 초유의 공급 부족 온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극단적 저평가"
  • 국내 증시 거래시간 대격변…10년 만에 오후 8시까지 [D-7, 찐 애프터마켓 열린다①]
  • 단독 ‘공장 없는 브랜드’ 쏟아진다…신규 사업자 연 4000곳 시대 [K뷰티 성장공식①]
  • 매매 줄고 계약도 파기⋯서울 아파트 거래 ‘이중 절벽’
  • 오늘의 상승종목

  • 09.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7,945,000
    • -0.85%
    • 이더리움
    • 3,397,000
    • -0.56%
    • 비트코인 캐시
    • 355,700
    • +0.62%
    • 리플
    • 1,904
    • -1.81%
    • 솔라나
    • 141,600
    • -2.01%
    • 에이다
    • 301
    • -0.33%
    • 트론
    • 457
    • -0.22%
    • 스텔라루멘
    • 264
    • +3.9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900
    • +0.04%
    • 체인링크
    • 17,410
    • -1.53%
    • 샌드박스
    • 52.55
    • +0.6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