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값 뛰자 금괴 밀수 다시 고개…적발액 1년 새 17배, 중국·홍콩 93%

입력 2026-09-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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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건 7억→2025년 16건 123억 17.6배
올해 7개월 106억…건당 적발액 5배로 늘어
상대국 중국 60억·홍콩 39억…일본은 2억 그쳐
문진석 "취약 경로 상시 단속·통계 투명 관리해야"

▲인천본부세관 수출입청사에서 관계자들이 밀수한 금괴를 공개하고 있는 모습. 2017.05.23. (사진=뉴시스)
▲인천본부세관 수출입청사에서 관계자들이 밀수한 금괴를 공개하고 있는 모습. 2017.05.23. (사진=뉴시스)

세관에 적발된 금괴 밀수 금액이 1년 새 17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4년간 급감했던 금괴 밀수가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를 크게 웃도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확대되면서 다시 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도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적발액의 86%에 이르렀다.

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금괴 밀반출입 현황'에 따르면 금괴 밀수 적발은 2024년 4건 7억원에서 2025년 16건 123억원으로 늘었다. 건수는 4배, 금액은 17.6배다. 올해는 7월까지 12건 106억원이 적발됐다. 이 통계는 국내로 들여온 밀수입과 한국을 거쳐 일본 등 제3국으로 빼돌린 밀반송을 합산한 수치다.

금괴 밀수 적발액은 2020년 이후 이어진 감소세를 멈추고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발 밀수입 1411억원이 한 해에 적발된 2020년에는 전체 적발액이 45건, 1951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1년 565억원, 2022년 112억원, 2023년 18억원, 2024년 7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7월까지 적발액을 합치면 229억원으로 2022~2024년 3년간 합계인 137억원을 넘어선다. 건당 적발액도 2024년 약 1억7500만원에서 올해 약 8억8000만원으로 5배가 됐다.

금괴 밀수의 주요 유인은 세금과 국내외 가격 차이다. 정식으로 수입한 금에는 관세 3%가 부과되고 국내에서 판매할 때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반면 금에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없는 홍콩에서 구입한 뒤 국내에 신고 없이 반입해 세금계산서 없이 유통하면 세금을 탈루할 수 있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높을 경우 가격 차이에 따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3월 금 밀수 집중단속을 발표하면서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1㎏당 1400만~2700만원(10~20%)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밀수 유인으로 꼽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금값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괴 밀수 적발 현황 (관세청,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금괴 밀수 적발 현황 (관세청,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국내 금값 프리미엄은 지난해 10월 15일 18.56%까지 벌어졌다.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한국조폐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골드바 공급을 중단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4월 외국 제련업체에 KRX 금시장 직접 공급을 허용했다. 관세청이 적발한 밀수 조직의 수법은 금괴를 도넛·불상 모양으로 가공해 몸에 걸치거나 SNS로 모집한 운반책에 건당 40만원을 주는 방식이었다.

밀수된 금은 세금계산서 없이 현금으로 도매업자와 금은방에 넘어가 거래 기록이 남지 않는다. 관세청은 올해 4월 은 밀수 집중단속을 발표하면서 밀수 귀금속이 탈세뿐 아니라 불법자금 세탁에도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밀수 상대국도 바뀌었다. 2020년에는 중국과 일본이 적발액의 90%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중국(60억원)과 홍콩(39억원)이 93%를 차지한다. 일본은 2024년 적발이 없었고 올해도 2억원에 그친 반면, 홍콩은 2023년 0건 이후 3년 연속 늘어 올해 39억원이 됐다. 베트남·태국은 건당 1억원이 안 되는 소액이고, 중국·홍콩은 8건 99억원으로 건당 평균 12억원이 넘는다.

밀수 적발은 인천공항에 집중됐다. 올해 적발 12건 중 10건(105억원)이 인천공항세관에서 나왔다. 2020~2021년에는 서울·부산·광주세관에서도 100억원대 적발이 있었지만 2024년 이후 공항 밖 적발은 부산·대구 각 1건, 1억원 이하에 그쳤다. 관세청 관계자는 "금값이 높다 보니 밀수꾼 입장에서 화물로 붙이기에는 위험이 크다"며 "여행객 위주다 보니 공항에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문진석 의원은 "국내외 금값 차이를 노린 밀수가 지난해부터 다시 급증했다"며 "관세청은 취약 경로에 대한 상시 단속 체계를 갖추고 밀수 통계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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