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문턱 넘은 홈플러스, 새 주인 안 보인다…M&A 험로

입력 2026-09-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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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대금 정산 주기 최대 60일로 단축…식료품·생필품 중심으로 매장 재편
자가점포 19곳 매각해 1조4192억원 확보…2028년 2월까지 매각 완료 계획
미지급 납품대금 5032억원·지방 점포 12곳 매각 등 공급망·자산 유동화가 관건

(연합뉴스)
(연합뉴스)

서울회생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로 청산 위기를 넘긴 홈플러스가 이제 인수·합병(M&A)이라는 더 높은 문턱과 마주했다. 전국 점포망과 신선식품 유통 역량은 잠재 인수자에게 매력적인 자산이지만 영업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과 채무 변제, 점포 구조조정까지 고려하면 선뜻 인수에 나설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에 따라 영업 정상화와 자산 매각을 진행하면서 회사 자체에 대한 M&A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원매자나 매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영업을 재개한 이후 납품업체에 대한 상품대금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 식료품 공급을 정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매장 규모를 줄이고 식료품과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자체 브랜드(PB)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인수 이후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기존 미지급 납품대금만 5032억원에 달한다.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상품 구색 복원과 점포 리뉴얼, 납품업체 신뢰 회복 등을 위해 추가 운전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적자점포 폐점과 인건비·임대료 절감 등 비용 구조 개선 효과가 실제 영업이익과 현금흐름 회복으로 이어질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녹록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온라인 장보기와 퀵커머스가 확대되면서 대형마트가 과거처럼 점포 수만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인수자가 홈플러스 점포망을 확보하더라도 기존 대형마트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물류와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을 결합하는 추가적인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 매각도 M&A 셈법을 복잡하게 한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에 따라 폐점한 자가점포 19곳을 팔아 1조4192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성점·동광주점·야탑점·서면점 등 핵심 점포 4곳에서 2792억원, 나머지 비핵심 점포에서 1조1401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자산을 매각하면 채무 변제 능력은 높아지지만 반대로 잠재 인수자가 확보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은 줄어든다. 특히 대형마트 인수에서 점포 부동산의 가치가 거래가격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생 과정에서 우량 자산이 먼저 매각될수록 회사 전체 M&A의 매력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알리익스프레스 등 온라인 플랫폼부터 현대백화점그룹, GS리테일, 하림그룹 등 여러 기업의 이름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전국 점포망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거나 기존에 부족한 대형마트·신선식품 사업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현재까지 이들 기업이 실제 인수 의사를 공식화한 사례는 없다.

단독 인수가 쉽지 않을 경우 여러 투자자가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는 방식도 시장에서 거론된다. 홈플러스의 사업 규모와 향후 필요한 투자 금액을 감안하면 한 기업이 자금 부담을 모두 지기보다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역할을 나누는 방안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향후 경영 주체와 투자금 회수 방안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하다.

서울회생법원은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회생담보권자조는 100%, 회생채권자조는 75.90%, 주주조는 100%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법원 인가로 당장의 파산 가능성에서는 벗어났지만 회생 절차의 성공 여부는 결국 안정적인 영업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전국 점포망과 인지도 등 분명 활용 가치가 있는 자산을 갖고 있지만 인수 가격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거래는 아니다”며 “인수 이후 얼마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고 기존 점포를 어떤 형태로 재편할 수 있을지가 원매자들의 가장 큰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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