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임태희 일 안해"…도의회 국힘 "154만 경기교육, 실험실 아니다"

입력 2026-09-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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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임태희 자산 중 살릴 건 살리겠다"…RAS·벽깨기·교육재정까지 공방 확산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처음엔 평가를 피했다. 재차 묻자 "일을 안 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틀 뒤, 그 한 문장이 야당의 정면공세로 돌아왔다.

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의 제393회 임시회 대집행부 질문 답변 태도가 '편 가르기'와 '독선 행정'으로 일관됐다고 주장했다. 취임 3개월차 교육감의 교육행정 운영 방식 전반을 겨냥한 공세다.

논란의 출발점은 2일 제2차 본회의였다.

윤종영 국민의힘 의원(연천)이 임태희 전 교육감 시절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정책은 계승할 것인지 물었다. 안 교육감은 처음에는 "전임자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자제하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이 거듭 답을 요구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안 교육감은 "일을 하지 않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전 교육감께서는 일을 안 해서 아무것도 안 일어난 것 같다는 것이냐"고 되묻자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있으나 없으나 똑같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네요"라는 말에는 다시 "일을 안 하신 것 같다"고 했다. 공식 임시회의록에 이 문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이 발언을 이틀 동안 묵혀두지 않았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성명에서 안 교육감이 전임자의 노력을 송두리째 무시했다며 "명예훼손적인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장 강한 문장은 경기교육 전체를 겨눴다. 국민의힘은 안 교육감이 자신의 정책을 '가지 않은 길'이라 포장하며 시행착오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154만 경기도 학생과 교육현장은 교육감 개인의 행정·정치 실험실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 교육감의 과거 발언까지 놓고 보면 이번 논쟁은 한층 복잡해진다.

안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과정이던 5월 인터뷰에서 "경기교육은 진보의 것도, 보수의 것도 아닌 우리 아이들의 것"이라며 "임태희 교육감이 4년 동안 쌓아오신 자산 중 살릴 것은 살리고, 멈춰 있던 자리는 다시 움직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임자의 정책 자산을 선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석 달여 뒤 본회의장에서 나온 평가는 그 발언과 결이 달라졌다. 국민의힘이 물고 늘어진 지점도 결국 여기에 닿는다. 전임자 평가 자체보다, 안민석표 '경기교육 대전환'이 계승과 단절 사이 어디에 서 있느냐는 문제다.

공방은 이미 안 교육감의 핵심 정책으로 넘어갔다.

국민의힘은 RAS 교육을 적극 추진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를 안 교육감이 '좋은 학교와 나쁜 학교'로 나누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벽 깨기'와 관련해서도 참여에 소극적인 지방자치단체를 교육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몰아간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모두 국민의힘 성명에 담긴 주장으로, 정책 자체에 대한 사실 판단과는 구분된다.

교육재정도 전선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지방교육재정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자체 협력을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려는 구상이 현실적인지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벽 깨기'가 교육청과 지자체의 예산·공간·인적 자원을 연결하는 정책인 만큼 재정 부담과 역할 분담이 뒤따른다는 문제 제기다.

안 교육감이 본회의에서 밝힌 정책 방향은 다르다.

그는 "목표 지향은 분명하다"며 "등교가 설레는 학교, 교사가 존중받는 학교, 학부모가 안심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동안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RAS는 독서와 예술문화, 스포츠를 학교 교육과정과 학생의 일상에 연결하는 정책이다. '벽깨기'는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학교와 지역사회가 가진 예산·시설·인력을 함께 활용해 돌봄과 통학, 문화·체육, 진로 등 학교 안에서만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9월 1일 조직개편에서는 RAS교육과와 벽 깨기협력과가 조직도에 올랐다.

이번 논쟁을 이름만 바뀐 교육정책을 둘러싼 공방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새 정책이 이미 조직과 예산, 학교 현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시점에 정책 전환의 속도와 전임 정책 계승의 기준이 도의회 검증 대상에 올랐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문제를 야당만 제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7월 본회의에서 안 교육감의 교권보호 정책과 폰 프리스쿨, RAS, 벽깨기 등의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전면 시행에 앞서 일부 학교나 교육지원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민주당이 당시 제시한 경기교육 대전환 4대 비전에는 '전임 교육감의 폐단 시정 및 성과 계승'이 포함됐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인기가 많았던 경기공유학교 모델은 안민석 교육감의 벽깨기 교육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며 "폐단을 철폐하고 성과를 제대로 이어받았을 때 경기교육은 전진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다수당이 두 달 전 던진 '선별적 계승'이라는 주문이 야당 성명을 통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안 교육감이 취임 후 반복해온 말은 "가지 않은 길"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그 표현을 그대로 돌려줬다. 가지 않은 길이라는 명분이 시행착오와 독선적 행정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말이 아니라 정책으로 답해야 할 일정은 이미 잡혀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는 9일 오산 원동초등학교에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를 공동비전으로 선포하고 '벽깨기' 10대 핵심과제 실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후 교육지원청과 기초지자체 간 협력체계를 넓혀갈 계획이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독선과 무시로 점철된 교육행정을 엄격히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안 교육감은 2일 본회의에서 "4년 동안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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