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몽규 HDC 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정 회장 측은 자신이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친족 소유 회사를 HDC 기업집단에 포함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허위 자료 제출에 대한 인식이나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이환기 판사는 4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정 회장은 짙은 남색 정장에 하늘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정 회장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회사들은 피고인이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친족들이 피고인과 무관하게 운영하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법령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변호인은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은 동일인이 사업 내용을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을 의미한다며 “공정위는 동일인이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 관련자만 주식을 소유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데 잘못된 해석”이라고 했다.
이어 “허위 자료를 제출할 생각이나 의도도 없었다”며 “자료를 제출하고자 해도 제출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HDC 소속으로 신고해야 할 친족 소유 회사 일부를 누락해 총 4차례 거짓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연도별 누락 회사는 2021년 17개, 2022년 19개, 2023년 19개, 2024년 18개로 중복을 제외하면 20개다. 이 가운데 SJG홀딩스 등 12개는 정 회장 외삼촌인 박세종 SJG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인트란스해운 등 8개는 여동생 정유경 씨와 남편 김종엽 인트란스해운 대표 일가가 지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을 토대로 수사한 뒤 4월 정 회장을 벌금 1억5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이 같은 액수의 약식명령을 내리자 정 회장은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 증인 4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1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