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세종행 불씨 여전⋯금감원ㆍ국책은행도 지방이전 촉각

입력 2026-09-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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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대상 4분기 중 확정⋯“잔류 최소화”
금융위 세종행 가능성 여전⋯금감원·국책은행 거취도 관심
금융노조 “금융은 집적·협업 중요한 산업⋯지방이전 반대”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정부가 3일 수도권 공공기관의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2차 지방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세종 이전 가능성이 거론돼온 금융위원회는 이날 구체적인 이전 대상으로 제시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전 대상 기관은 4분기 중 확정될 예정으로, 금융권에서는 업무 비효율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2차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 방향을 발표하고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을 2027년 상반기부터 세종으로 순차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를 비롯한 금융 관련 기관의 구체적인 이전 계획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금융위가 이날 구체적인 이전 대상으로 언급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오늘 언급하지 않은 기관이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4분기 중 이전 대상 기관을 최종 확정겠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와 업무 연계성이 높은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해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방이전 원칙으로 ‘분산’보다는 ‘집적’을 제시하면서 금융기관 이전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주권에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한 후 지난 몇 년 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국민은행을 비롯한 여러 은행이 전주권으로 모이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런 집적 효과를 2차 이전에서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강조한 지역 집적 효과와 금융당국·금융회사의 업무 집적은 성격이 다르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 장관이 언급한 전주 사례처럼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지역에 거점을 마련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위·금감원 이전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요 현안은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결국 은행에서도 출장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9·4 1차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toyo@)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9·4 1차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toyo@)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은 다른 산업보다 집적과 협업이 중요한 산업”이라며 “기업과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과 감독기관, 전문인력이 가까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농협은행 등을 거론하며 “금융기관을 흩어놓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금융회사들의 업무 비용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 나오고 있다. 한 금감원 직원은 “검사는 현장검사가 원칙”이라며 “주요 금융사가 모두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감독기구만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면 서울로의 역출장이 잦아지고 현안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전 가능성이 거론돼온 국책은행 노조는 한층 강하게 반발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정부의 이날 발표에 대해 “여전히 타당성이 없고 효과성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한 산업은행 직원 역시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한 산업에서 기관만 옮기겠다는 생각이 설득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미 지방 이전을 경험한 금융 공공기관 노조에서는 정주여건과 인력 유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광욱 신용보증기금지부 위원장은 “인재 영입이 곧 조직의 경쟁력인데 이전 공공기관의 경쟁력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자·자녀 문제 등으로 이전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정착하지 못한 직원들이 있다며 “2차 지방이전을 말하기 전에 1차 이전기관 노동자들의 정주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의식해 이전기관 임직원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전비와 주거지원 비용을 지원하고 교육·의료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더 먼 거리로 더 빨리 이전하는 기관에는 지원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청사 신축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건물을 임차해 선도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노조 등에서는 지방이전 논의가 구체화할 경우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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