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융자금으로 호텔·학원 운영…117건·386억원 적발

입력 2026-09-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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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19~2024년 집행분 600건 표본 점검
목적 외 사용액 약 130억원 회수…세금계산서 위조 수사 의뢰

▲스포츠산업 융자사업 운영 실태 조사 결과 인포그래픽 (국무조정실)
▲스포츠산업 융자사업 운영 실태 조사 결과 인포그래픽 (국무조정실)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저리로 빌려준 스포츠산업 융자금이 호텔이나 학원 운영, 사업자 본인 급여와 임대료 지급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목적 외 사용과 부실 증빙 등 117건, 386억원 규모의 문제 사례를 적발하고 약 130억원을 회수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스포츠산업 융자사업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스포츠산업 융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스포츠시설 설치와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연 2~3% 수준의 저금리로 빌려주는 사업이다. 업체당 최대 85억원을 받을 수 있다. 연간 융자 규모는 2019년 560억원에서 2024년 2769억원으로 약 5배 늘었으며 2025년에는 약 2600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공단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집행한 융자 2860건 가운데 600건을 선정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금 집행과 사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조사 결과 스포츠시설 설치 명목으로 받은 융자금을 숙박시설이나 학원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계획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사례가 13건, 142억원 규모로 확인됐다.

한 사업자는 2022년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하겠다며 19억원을 빌렸지만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공단에 제출한 공사 세금계산서도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 훈련용 연수시설을 짓겠다며 43억원을 받은 뒤 건물을 레저형 숙박시설로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수영장과 체육도장 등이 들어서는 스포츠 복합건물을 짓겠다며 15억원을 받은 사업자는 건물 대부분을 학원으로 활용했다. 테니스장 설치 명목으로 20억원을 빌리고도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실로 방치한 사례도 적발됐다.

사업과 관련 없는 세금계산서나 개인 카드 사용 내역을 정산자료로 제출하는 등 목적 외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도 84건, 141억원에 달했다. 유흥업소와 병원·약국, 식당, 쇼핑몰 결제 내역 등이 증빙자료에 포함됐다.

융자금을 사업자 본인 급여나 본인 소유 건물의 임차료로 사용한 사례는 15건, 55억원 규모였다. 한 스크린골프장 사업자는 운영자금 5억원 가운데 6000만원을 본인 급여로 지급했고, 다른 사업자는 융자금 5억원 중 4억원을 자신이 소유한 건물의 임차료로 집행했다.

공단 승인 없이 융자를 신청한 사업자가 아닌 다른 사업자에게 운영을 맡긴 사례도 5건, 48억원 규모로 확인됐다.

정부는 공단의 관리 부실이 목적 외 사용을 키운 것으로 판단했다. 공단과 대출을 실행한 은행은 스포츠시설이 계획대로 설치됐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융자금을 지급했다. 일부 사업자는 공사계약서나 계산서 등 주요 증빙 없이 현장 사진 2장만 제출했지만 별다른 검증을 받지 않았다.

사후 현장점검도 전체 융자의 약 5%에 그쳤다. 최근 4년간 융자심의회가 심사한 2800여건 가운데 융자액을 감액한 사례는 6건에 불과했다.

융자 지원이 골프업에 편중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5년간 전체 융자액의 약 60%가 스크린골프장과 대중형 골프장 등 골프업종에 지원됐다. 체력단련장 지원 비중은 6.2%, 수영장은 6.0%, 볼링장은 3.5%에 머물렀다.

정부는 목적 외 사용이 확인된 융자금 약 130억원을 회수하고 세금계산서 위조 등 중대한 위법행위는 수사기관에 의뢰할 방침이다. 목적 외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도 추가 조사를 거쳐 사실로 확인되면 융자금을 회수한다.

또 융자 관리 방식을 은행 중심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직접 관리 체계로 전환키로 했다. 공단이 시설 공사 진행 상황과 관련 자료를 직접 확인하고 현행 5% 수준인 사후 현장점검 비율도 확대한다.

아울러 사업자 본인 인건비와 본인에게 귀속되는 임대료는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융자는 외부 회계법인이 집행 적정성을 검증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정국 국조실 부패예방추진단 부단장은 “이번 점검에서 공단의 관리 부실로 인한 목적 외 사용 등 많은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스포츠 융자금이 제대로 사용돼 국민 모두의 스포츠라는 지원 취지가 구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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