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1·2학년의 정규수업 시간을 늘려 오후 3시께 하교하도록 하는 이른바 ‘3시 하교제’를 두고 교육계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교원단체에 이어 전국 초등학교 교장들도 학생 발달과 학교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4~27일 초등교원 2만27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등 저학년 3시 하교제 초등교원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99.04%가 3시 하교제에 반대했다. ‘매우 반대한다’는 응답만 97.45%에 달했다. 현재 또는 최근 3년 이내 초등 1·2학년 담임을 맡은 교원 1만3469명의 반대율도 99.38%였다.
3시 하교제는 초등 저학년의 정규수업 시간을 늘려 오후 3시께 하교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저학년의 이른 하교에 따른 돌봄 공백 등을 해소하는 방안 중 하나로 수업시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국교위는 3일 국회에서 관련 정책포럼을 열고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 확대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시간 확대가 저학년 학생의 발달과 휴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교조 조사에서 수업시간 확대가 학생의 피로·스트레스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응답은 94.88%, 놀이·휴식 보장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91.60%였다. 교육활동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84.29%였다.
정규수업 시간 확대가 돌봄 공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12.31%에 그쳤다. 사교육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6.48%, 교육격차 완화는 3.48%였다.
저학년 오후 시간에 대한 대책으로는 ‘학교의 교육시간 확대보다 가정의 돌봄 여건과 지역사회의 공적 돌봄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85.42%로 가장 많았다. 현행 정규수업 시간을 유지하면서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공적 방과후·돌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11.26%였다. 모든 저학년의 정규수업 시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0.66%에 그쳤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는 것과 모든 학생의 의무수업 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수업시간이나 학교 내 체류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입시와 사회구조에 기인한 사교육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늘봄학교가 올해 ‘온동네 초등돌봄’으로 확대·개편되는 상황에서 정규수업까지 늘리면 기존 돌봄·방과후 체계와 역할이 중복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교총은 교원 증원과 과밀학급 해소, 공간 개선, 안전인력 배치 등의 대책 없이 수업시간을 확대할 경우 학교와 교사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6100여 개 국·공·사립 초등학교 교장으로 구성된 한국초등교장협의회도 이날 반대 입장을 냈다. 협의회는 “초등 1·2학년은 학습뿐 아니라 놀이와 휴식, 신체활동, 또래 관계와 가정생활을 통해 균형 있게 성장해야 하는 시기”라며 “학교 체류 시간을 일률적으로 확대하기에 앞서 그것이 학생에게 교육적으로 필요한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무엇보다 학교 본연의 역할은 교육”이라며 “학교 정책의 중심에는 학생의 배움과 성장이 놓여야 하며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 자체가 정책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