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연구기관까지 협력 확산
김포~하네다 출입국 간소화 제안

한국과 일본 경제계가 공급망과 에너지안보, AI·반도체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 간 교류도 기업의 시장 진출과 기술 협력, 인재 교류 등 실질적인 경제협력으로 발전시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부산·대구·인천·광주·울산·청주·전주·창원·제주·세종상공회의소 회장과 SK·현대자동차·대한항공 관계자 등 기업인 16명이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과 오사카·요코하마·고베·후쿠오카·센다이상의 회장 등 기업인 12명이 자리했다.
양국 경제인은 특별대담을 통해 한일의 산업·기술 역량을 결합한 미래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특별대담을 올해도 이어갔다.
‘한일관계의 새로운 흐름과 경제협력: 미래산업 공동 창출과 민간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는 김진동 세종상의 회장과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단장, 아카바네 유코 TDC 사장, 다카다 마사키 도호쿠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한일 경제협력을 선언이나 단순 교류에서 벗어나 양국의 산업·기술 역량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첨단산업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표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린수소를 비롯한 미래에너지 분야도 유망한 협력 영역으로 제시됐다.
협력 주체를 대기업과 중앙정부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기관까지 넓혀 지속 가능한 민간 협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일 지역상의의 교류 사례와 협력 확대 방안도 공유됐다. 한국에서는 일본 고후상의와 교류 35주년을 맞은 청주상의가, 일본에서는 부산상의와 단계적인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후쿠오카상의가 각각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은 지역에 뿌리를 둔 오랜 관계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친선 교류를 기업의 시장 진출과 판로 개척, 기술 협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 주력산업 중심의 교류와 지식·정책 교류 정례화, 청년 및 2세 경영인 중심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기업 간 거래(B2B) 매칭과 후속 지원 강화를 제시했다.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상의 회장은 관광 수요 확대와 직항노선 증가로 활성화된 인적 교류를 바탕으로 지역상의 간 협력 범위를 기업 시찰과 비즈니스 매칭, 인재 교류 등 경제 분야로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 국민과 기업이 협력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김정태 전주상의 회장은 모바일 주민증을 활용해 김포~하네다 노선의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구상과 양국 스타트업의 교류·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양국 상의가 기업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단기간에 실행할 수 있는 협력 과제를 발굴하고, 양국 정부와 국회에 공동 건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일본 측에서는 우에노 다카시 요코하마상의 회장이 지역기업의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본 경제계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어 지역상의가 기업 간 교류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상의는 이날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급망과 에너지안보, 미래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지지하고 비축 확대와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 경제계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원유와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LNG)를 상호 융통하는 등 에너지안보 강화에도 협력한다.
AI와 반도체, 클린에너지 등 미래산업 분야의 협력도 확대한다. 2027년 요코하마 국제원예박람회를 계기로 환경·그린 분야의 혁신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까운 이웃인 한일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는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역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과제를 하나씩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1985년 시작돼 40여 년간 양국 경제계와 지역상의 간 교류를 뒷받침해 왔다. 제16회 회의는 내년 인천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