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풍·MBK측 박유경 ‘두 경력’ 복병…국민연금 판단 주목 [고려아연 주총 전운]

입력 2026-08-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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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G 고려아연 주총서 영풍·MBK 측 후보에 찬성
국민연금 ESG위원 경력도 변수…감사위원 독립성 판단 주목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에 관한 지침이 가장 중요한 기준”

영풍·MBK파트너스가 추천한 박유경 고려아연 감사위원 후보의 과거 이력이 다음 달 9일 임시 주주총회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APG) 재직과 국민연금 ESG위원 경력이 수탁자책임 지침상 ‘독립성 훼손’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법적 해석이 제기되면서다. 대주주 의결권이 3%로 묶이는 감사위원 선임 특성상,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판단이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논란의 핵심은 박 후보의 APG 이력이다. 박 후보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APG에서 책임투자 및 기업지배구조 업무를 총괄했다. 문제는 APG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주주라는 점이다. 특히 박 후보 재직 시절 경영권 분쟁 주총에서 직접 의결권을 행사한 전력이 있어 이해상충 논란이 불가피하다.

APG의 당시 표심은 영풍·MBK 측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었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는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반대하고 영풍·MBK 측 후보 14명에는 모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3월 정기주총에서도 고려아연 측 후보 5명 전원에 반대한 반면 영풍·MBK 측 후보 일부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박 후보가 몸담았던 기관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실제 주주권을 행사했다는 점이 감사위원 독립성 판단 과정에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거는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이다.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은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의 주총에서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찬반 의결권을 행사할 때 판단하는 기준에 해당한다. 지침에서는 사외이사·감사위원 후보가 ‘중요한 지분·거래관계 등에 있는 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인 경우 선임에 반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지난 3월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지난 3월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APG의 고려아연 지분이 5% 미만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연금 지침은 수치 기준은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실제 지분 규모보다 후보가 몸담았던 기관과 투자기업 사이의 관계,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개별적으로 따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 해석이다.

박 후보의 국민연금 ESG위원 경력도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소다. 박 후보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국민연금 ESG위원으로 활동했다. 국민연금은 2020년 대한항공 주총에서 ESG·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출신 조명현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한 전례가 있다. 당시 국민연금과의 업무상 연결고리가 독립성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연금도 지분율 하나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측은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중요한 지분·거래관계는 사례별로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고 과거 의결권 행사 사례도 참고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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